지난 2008년 4월 완공된 이 설비는 벙커C 등 저부가가치의 중질유를 분해해 휘발유 와 경질 올레핀 등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생산한다. 고도화설비는 쓰임새가 줄어든 중질유로 고부가가치 석유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지상유전(地上油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12만평 부지에 최신 시설로 지어진 이 설비는 SK에너지의 수익성 제고와 수출 확대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나프타 분해 공정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석유화학 물질을 생산한다.
↑SK에너지 울산정유공장에 건설중인 ACO공정기술(Advanced Catalytic Olefin, 촉매를 이용한 나프타 분해 기술)을 적용한 나프타 분해 공장.
서정돈 SK에너지 N02. FCC 생산1팀장은 "파일럿 설비에서 나온 결과가 실제 공장에서도 나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공장은 8월께 완공돼 10월부터 테스트 가동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필렌 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ACO 공정의 강점이다. 기존 열분해 공정에서는 에틸렌이 주로 생산되고 프로필렌은 부산물로 생산된다. ACO 공정을 적용하면 에틸렌과 프로필렌의 생산량을 각각 50%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SK에너지 관계자는 "ACO기술은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프로필렌 수요 대응과 함께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ACO기술은 지난 2002년부터 국책 과제 중 하나로 연구가 이뤄져 SK에너지가 촉매 개선 및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한국화학연구원이 촉매기술을 개발해 완성했다.
SK에너지는 10월부터 약 6개월간 촉매 및 공정의 안정성과 최적 가동 조건을 검증하고 상업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는 2012년이나 2013년께는 데모플랜트가 아닌 실제 대형 공장에도 이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팀장은 "테스트 가동 결과가 나오면 중국, 중동 등 해외에 마케팅을 나서게 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라이센스 수출이나 해외 공동 투자 공장에 적용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에너지는 기술 수출을 통해서만 플랜트 1기 건설 당 2000만 달러의 로열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지난 80여 년간 나프타를 분해하는 유일한 공정기술이었던 열분해 공정을 촉매분해 공정으로 대체할 수 있게 돼 석유화학 공정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됐다"며 "세계적으로 녹색 레이스가 본격화됨에 따라 ACO 기술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