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택시장을 바라보는 '두개의 눈'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10.05.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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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주택시장을 바라보는 '두개의 눈'


"버블붕괴, 대세하락, 연착륙, 안정화"

최근의 주택시장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이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연초부터 하락세인 수도권 아파트값에 대해 부동산전문가들과 주택정책 공무원들이 즐겨 쓰는 말이기도 하다.

버블붕괴와 대세하락은 부동산전문가들이, 연착륙과 안정화는 공무원들이 주로 사용한다. 집값에 대한 '전망'이야 제각각일 수 있지만 값이 떨어지고 있는 '동일한 현상'에 대한 시각차는 어떻게 봐야 할까.



하락국면에 대해 일부 부동산전문가는 '버블붕괴의 시작'이라고 단언한다. "대세하락일 뿐 붕괴는 없다"는 전문가도 많다. "대세상승기는 지났지만 대세하락기나 폭락이라는 표현은 비약"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버블에 대한 전문가들과 공무원들의 시각차가 크다. 붕괴론자들은 인구 감소 등으로 집값 급락 가능성이 크고 일본의 버블형성기와 비슷하다는 입장이지만 공무원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에 한정돼 있고 일본식 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붕괴를 주장하는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확대 등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정치적 색채'를 입혀 비판한다. 공무원들은 지금의 주택시장을 '안정화'로 보고 연착륙될 것이라고 말한다.

심리학 용어 중에 '확증편향'이라는 게 있다. 자신의 행위나 언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찾아 받아들이는 경향을 말한다. 믿고 싶은 정보만 믿는다는 얘기다. 증거수집에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

집값 전망만큼 어려운 게 없다고 한다. 집값 전망의 근거가 되는 방대한 데이터 외에도 시장과 정책을 바라보는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요인'이 어느 분야보다 크게 작용하는 곳이 부동산시장이다.


문제는 정보제공자인 부동산전문가와 정책 입안자인 공무원들이 빠질 수 있는 확증편향성이다.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해 자신들의 주장에 인용하거나 부동산 정책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과 처방이 다르면 피해는 고스란히 수요자들의 몫이 된다. 왜곡된 진단과 처방은 '부동산심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두 집단이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으로 지금의 주택시장을 바라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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