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 풀옵션車, 미국과 한국 다르다?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2010.05.18 14:16
글자크기

명품 오디오 '하만카돈'과 TPMS 등의 안전장치 한국사양엔 빠져있어

↑스바루 '레거시'↑스바루 '레거시'


스바루코리아가 미국서 수입해 국내 판매중인 '레거시'와 '아웃백' 등의 풀 옵션모델이 미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디오 시스템이 다른 것은 물론 첨단 안전장치인 타이어공기압자동감지시스템(TPMS)도 빠져 있다. 미국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옵션은 오히려 떨어지는 셈이다.

18일 수입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스바루코리아는 레거시와 아웃백 모델은 미국에서, '포레스터'는 일본에서 각각 수입해 이달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2500cc를 기준으로 레거시는 미국에서 170마력의 2.5i와 2.5i 프리미엄, 2.5i 리미티드와 265마력의 터보모델인 2.5GT 프리미엄과 2.5GT 리미티드 등 총 5가지 라인업으로 판매중이다.



스바루코리아는 이중 미국 공장서 생산된 2.5i 리미티드(2만4995달러)를 수입하고 있으며 국내서도 동일하게 2.5i 리미티드(3690만원)로 판매중이다. 하지만 두 모델은 옵션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미국모델은 세계적인 명품 오디오로 알려진 '하만카돈(Harmankardon)' 시스템이 장착돼 있지만 국내 모델은 한국의 오디오 제품이 적용됐다.

미국 스바루 '레거시'에 장착된 하만카돈 오디오는 440와트 출력을 발휘하는 앰프, 서브우퍼 등 9개의 스피커로 이루어졌다. 미국서 판매중인 2.5리터급 모델(터보모델 제외) 중 가격 차이를 좌우하는 주 옵션 중 하나가 이 하만카돈 오디오다. 2.5i(1만9995달러)와 2.5i 프리미엄(2만995달러) 등에는 미국에서도 하만카돈 오디오가 아닌 일반 오디오가 적용됐다.



3600cc급 레거시도 마찬가지다. 스바루코리아는 미국에서 판매중인 3.6R 리미티드를 국내 수입했지만 여기서도 하만카돈 오디오를 일반 오디오로 대체했다. 이러한 형태는 크로스오버(CUV) 모델인 '아웃백' 2.5i 리미티드와 3.6R 리미티드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거주경험이 있는 한 유학생은 "스바루 딜러들에게 문의해 보니 하만카돈 오디오를 장착하고 싶으면 한국에서도 100만~200만원 들여 애프터마켓에서 장착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며 "미국보다 가격은 상당히 비싸게 책정했으면서 이런 명품 오디오를 빼고 들여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술"이라고 꼬집었다.

직장인 손모씨도 "스바루 딜러들은 미국엔 없는 한국적인 내비게이션과 전동식 사이드미러, 우드핸들 등을 추가로 장착한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며 "미국의 옵션을 다 적용하고 나서 추가로 적용해야 말이 되는 거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스바루코리아 측은 이러한 한국전용 추가옵션으로 미국서 풀옵션으로 판매되는 모델보다 3000달러(345만원) 정도는 추가해야 국내가격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미국과 한국의 세금제도와 유통구조 등이 달라 일률적으로 가격을 비교해선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빠진 옵션은 또 있다. 바로 타이어공기압자동감지시스템(TPMS)이다. 미국에서 TPMS는 레거시와 아웃백 등에서 고급형 모델이 아닌 가장 기본형에도 적용돼 있지만 국내 판매중인 모델에는 풀 옵션이라고 자부하면서도 TPMS가 빠져있다.



TPMS는 사고 시 사망자 감소효과가 에어백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7년 9월부터 모든 신형차에 TPMS 장착이 의무화됐지만 국내서는 내년부터 신규 제작차에 대해 의무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존 차량에 대해서도 오는 2014년부터 장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한 네티즌은 "물론 토요타 '캠리'나 닛산 '알티마' 등도 미국과 달리 유독 한국에서만 TPMS를 빼고 들여온다"며 "하지만 최근 TPMS의 사고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스바루코리아 측이 좀 더 감안했다면 경쟁차와 차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