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지난 11일 GSK가 포괄적 사업제휴의 일환으로 동아제약에 1429억원을 투자, 동아제약 지분의 9.9%까지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같은날 동아제약은 1000억원의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행한 BW 중 워런트는 내년 5월12일부터 전체 BW발행금액의100%까지 행사가 가능하다. 최대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동아제약은 최소 2429억원, 최대 3429억원 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동아제약은 최근 삼천리제약을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500억원과 초반으로 발표됐다. 여기에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하고 있는 cGMP(미국 수준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설비투자 계획에도 총 1800억원이 필요하다. 최근에 조달한 1000억원의 BW 자금 중 600억원은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하지만 동아제약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 그리고 단기금융상품을 모두 합치면 455억원(2009년 사업보고서 기준)에 불과하다.
◇ 취약한 지분구조,'워런트' 유일한 해법= 특히 대규모 자금 조달에 따른 주식희석도 불가피하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BW 발행은 약 88만주(8.4%)의 발행주식 증가가 예상되고 GSK 제휴와 관련해서는 47만주(4.4%)의 직접적인 발행주식 증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즉 1484억원의 자금이 유입되지만 12.8%의 잠재적인 주식희석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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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회장 등 동아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10.1%. 우호지분인 오츠카제약 6.2%를 합쳐도 지분율이 16.3%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은 동아제약 지분 8.9%를 보유하고 있고 한미약품의 우호세력인 한양정밀도 4% 후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SK가 지분 9.9%를 보유해 2대 주주 자리에 오를 경우 장기적으로 경영권 위협의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GSK와 제휴, BW발행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이번에 발행된 BW의 워런트 행사가격은 11만3610원이며, 워런트 가격은 2만8118원. 즉 내년 5월12일 이후 워런트 보유자는 워런트를 행사해 동아제약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현 경영진이 워런트를 매입할 경우 당장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동아제약과 이트레이드증권은 BW와 워런트를 기관투자자들이 나눠 인수해 갈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하지만 동아제약 경영진이 워런트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정석 부사장은 이미 지난해 2월 자사주를 근거로 발행한 EB의 워런트를 매입한 바 있다.
강 부사장은 당시 동아제약 워런트 19만4279주(1.9%)를 장외매수를 통해 1만7750원에 취득했다. 이 교환사채는 2010년 7월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행사가격은 9만8500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