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최대 3430억 조달… 어디 쓰려고?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0.05.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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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하랴 경영권 신경쓰랴 골치아픈 동아제약

동아제약 (125,600원 ▲1,400 +1.13%)이 최근 최소 2430억원, 최대 3430억원의 자금 조달 계획을 쏟아냈다. 동아제약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지난 11일 GSK가 포괄적 사업제휴의 일환으로 동아제약에 1429억원을 투자, 동아제약 지분의 9.9%까지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같은날 동아제약은 1000억원의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행한 BW 중 워런트는 내년 5월12일부터 전체 BW발행금액의100%까지 행사가 가능하다. 최대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동아제약은 최소 2429억원, 최대 3429억원 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 돈 쓸 데 많은데..현금은 없고...= 동아제약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는 것은 그만큼 돈을 써야할 일이 많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아제약은 최근 삼천리제약을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500억원과 초반으로 발표됐다. 여기에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하고 있는 cGMP(미국 수준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설비투자 계획에도 총 1800억원이 필요하다. 최근에 조달한 1000억원의 BW 자금 중 600억원은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또 오는 7월 지난 2007년 7월5일 발행한 EB(교환사채)의 풋옵션(중도상환 요청권)상환일이 다가오고 있다. EB 소유주가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동아제약은 1000억원 내외를 지급해야한다. 풋옵션이 행사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EB소유권자들이 어떤 결정을 하지 모르기 때문에 동아제약은 이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동아제약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 그리고 단기금융상품을 모두 합치면 455억원(2009년 사업보고서 기준)에 불과하다.

◇ 취약한 지분구조,'워런트' 유일한 해법= 특히 대규모 자금 조달에 따른 주식희석도 불가피하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BW 발행은 약 88만주(8.4%)의 발행주식 증가가 예상되고 GSK 제휴와 관련해서는 47만주(4.4%)의 직접적인 발행주식 증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즉 1484억원의 자금이 유입되지만 12.8%의 잠재적인 주식희석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강신호 회장 등 동아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10.1%. 우호지분인 오츠카제약 6.2%를 합쳐도 지분율이 16.3%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은 동아제약 지분 8.9%를 보유하고 있고 한미약품의 우호세력인 한양정밀도 4% 후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SK가 지분 9.9%를 보유해 2대 주주 자리에 오를 경우 장기적으로 경영권 위협의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GSK와 제휴, BW발행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이번에 발행된 BW의 워런트 행사가격은 11만3610원이며, 워런트 가격은 2만8118원. 즉 내년 5월12일 이후 워런트 보유자는 워런트를 행사해 동아제약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현 경영진이 워런트를 매입할 경우 당장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동아제약과 이트레이드증권은 BW와 워런트를 기관투자자들이 나눠 인수해 갈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하지만 동아제약 경영진이 워런트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강정석 부사장은 이미 지난해 2월 자사주를 근거로 발행한 EB의 워런트를 매입한 바 있다.

강 부사장은 당시 동아제약 워런트 19만4279주(1.9%)를 장외매수를 통해 1만7750원에 취득했다. 이 교환사채는 2010년 7월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행사가격은 9만85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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