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2차보금자리 "뚜껑 열어보니... 더 비싸?"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05.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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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부동산 브리핑] 특별공급 미달등 고전...고분양가 영향

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에서 경기권 4개 지구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7~11일 실시된 2차 보금자리주택 3자녀 및 노부모부양 특별공급 사전예약 접수 결과 서울 강남 내곡과 세곡2지구는 첫날 각각 7.6대 1, 8.9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지만 남양주 진건·구리 갈매·시흥 은계·부천 옥길 등 경기 4지구는 미달사태를 빚었다.

13일 마감된 신혼부부 특별공급도 마찬가지였다. 남양주 진건과 시흥 은계지구 등 경기 2개 지구는 총 1591가구 공급에 1168명만이 신청해 각각 0.8대 1, 0.7대 1의 경쟁률에 머물렀다. 강남권인 서울 내곡·세곡2지구는 221가구 모집에 5393명이 신청, 20.9대 1, 28.3대 1의 경쟁률로 첫 날 마감됐다.



사전예약률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국토부와 LH측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청약자가 많이 몰리지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당혹해했다.

경기 4개 지구 보금자리주택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없는 분양가로 분석된다. 2차 보금자리주택 경기 4개 지구의 분양가는 부천 옥길·시흥 은계는 3.3㎡당 750만~890만원, 구리 갈매·남양주 진건은 3.3㎡당 850만~990만원이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주변 시세의 75~80%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는 주변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높았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리서치팀장은 "경기 시흥시 은행동 평균 분양가 가격은 3.3㎡ 당 821만원으로 보금자리주택 최고가 890만원에 비해 낮다"며 "부천 옥길지구 역시 3.3㎡당 평균 시세가 900만원대라 보금자리주택 890만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남양주 진건과 구리 갈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 2개 지구는 사전예약과 동시에 청약을 시작한 인근 별내지구의 민간주택에 '판정패'를 당하기도 했다. 사전예약 접수 첫날인 7일 청약을 시작한 한화건설 '꿈에그린'은 3.3㎡당 1055만원의 분양가를 내세워 평균 2.9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돼 보금자리주택과 대조를 보였다.


국토부 사전예약팀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시장성 조사 당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5% 정도 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민간 건설사의 신규 분양조차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우는 바람에 주변 시세의 80~90% 정도로 분양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의 최대 장점인 '저렴한 분양가'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설명이다.

모 건설사 관계자는 "민간건설사들도 가산비를 줄이면 지자체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통해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받을 수 있다"며 "내년 11월 본청약에 들어가 2013년이 돼야 입주가 가능한 보금자리주택보다는 입주도 빠르고 품질도 좋은 민간주택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2차 보금자리주택의 최종 분양가는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본청약 때 확정된다. 그러나 국토부 측은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시행자에게 손해를 입혀가며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일반공급과 본청약 때 전 평형이 마감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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