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妖物, 상권 변혁의 경제학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0.05.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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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상권 대변혁 쇼크/ 상권읽기 완전정복

생활의 축은 의식주다. 이런 의식주와 상권이 함께 한다. 상권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먹고 사는 길도 바뀌게 된다.

몇십년간 자리를 지키던 대학교가 지방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자 대학가 상권은 졸지에 주택가 상권으로 바뀐다. 역세권 외곽의 먹자 골목을 ‘먹거리 특구’로 지정하니 이 골목이 갑자기 중심 상권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이렇듯 상권은 수시로 변한다. 상권이 변하면 장사하는 사람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장사꾼이라면 당연히 상권 변화를 면밀히 따지고 그 흐름을 타야 한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



상권변수는 여러가지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정부 정책의 시행’이다. 특구 지정, 공공기관 이전 결정, 도로 포장, 공원 조성, 신도시 추진 등은 정부와 자자체에서 결정한다. 이같은 정부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처한 창업자라면 보증금과 권리금을 아껴서 투자 규모를 줄이고, 향후 권리금 상승에 따른 추가 이익까지 거둘 수 있다.

상권은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죽는것처럼 상권도 수명주기가 있다. 시대가 변하듯 상권도 빠르게 변한다. 그러니 상권의 성장과 쇠퇴에 대한 분석은 필수다.



또 상권은 이동을 한다. 상가점포의 입지를 선택할 때는 상권이 항상 움직인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가령 상권 주변에 관공서나 대기업이 들어오면 관련 업체들이 따라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직장인 고객이 급증한다. 따라서 점포 선택 전에 주변 개발 계획, 관공서 이전 계획 등에 따른 상권 변화의 흐름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상권의 수명 주기(생로병사) 파악하기

1. 성장기 상권 = 미개발지에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그와 함께 대형 상권이 형성된다면 그것은 성장기 상권이다. 정부의 신도시 개발 정책이 시행되는 곳이나 뉴타운·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지역 등을 성장기 상권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단지 내 상가처럼 형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형 상권이 등장하면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바로 쇠퇴기에 접어 들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2. 성숙기 상권 = 이미 개발이 완료돼 입주가 일정 기간 지난 지역이 성숙기 상권이다. 명동·강남역 주변이나 이대 입구 주변 등이 성숙기 상권에 해당한다. 요즘은 주5일 근무가 확산되면서 오피스타운과 주거 단지가 혼합된 지역으로 상권이 이동하고 있다. 성숙기 상권은 교통망이나 소비성향 등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쇠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3. 쇠퇴기 상권 = 교통망의 변화로 유동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뉴타운·재개발 등으로 주민들이 일시에 빠져 나가는 지역은 쇠퇴기 상권이다. 문화나 테마가 사라지면서 급격히 쇠락하는 상권도 마찬가지다. 주변의 건물들이 낡아 땅값이 떨어지는 상권 또한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지역에는 주로 저소득층이 유입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소비를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점포 창업자들이 이런 지역에서 창업한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상권 파악 5대 원칙

첫째, 발품부터 팔아야 한다. 발품을 팔수록 해당 상권에 대한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상권관련 정보지를 탐독한다. 상권관련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경제신문부터 경제전문지, 심지어 동네 상가 안내서까지 다양한 정보를 챙긴다.

셋째, 상권관련 전문가를 곁에 두고 활용한다.

넷째, 인터넷을 활용한다. 인터넷은 정보의 제공자로서 확실한 매개체다. 그러나 인터넷만 과신하면 안된다.

다섯째, 상권 자료를 다양하게 응용한다. 상권에 관련된 자료를 보고 정리했다면 모아만 두지 말고 응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권은 늘 변하기 때문이다.

◇상권분석의 핵심변수는?

흔히 어디 상권이 좋으냐고 물으면 역세권이나 대학가라고 답할 것이다. 물론 이들 상권은 일정 고객은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상당한 자금이 들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상권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상권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상권을 분석할 때는 먼저 실질 교통량을 확인해야 한다. 교통량의 변화에 따라 상권도 변한다. 지하철과 도로가 생기면 상권이 근본적으로 변한다. 오가는 사람 수가 늘어나고 사람들이 움직이는 거리의 동선도 바뀐다. 교통량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상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유동인구도 살펴야 한다. 상가 앞에 지하철역의 입구나 버스 정류장이 있다면 오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상권은 급속도로 커진다. 아파트 단지 주변이라면 가구 수가 얼마인가가 상권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주변에 대형 상업시설이 있는 곳은 상권 형성에 유리하다. 대형 할인매장에는 사람이 몰린다. 대형 유통시설과 같은 업종이라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다른 업종은 발달 상권에 편승할 수 있다.

상권은 입지나 동선보다 큰 개념이다. 예컨대 ‘강남역 상권, 신촌상권’ 같은 것은 상업지역이 몰린 큰 울타리를 일컫는다. 그런데 강남역 상권에서도 ‘역삼동 ○○번지’까지 좁힌 개념이 입지다. 동선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라인이다. 상권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도심-부도심-지역상권에서 명당 찾기

일반적으로 상권은 도심권 상권-부도심권 상권-지역 상권으로 분류한다. 도심권 상권의 경우 서울은 크게 명동, 종로, 신촌, 신천, 강남, 영등포 등 6대 상권을 꼽을 수 있다. 도심상권은 대형 유명 브랜드는 물론 가격보다는 제품의 질과 기호도에 따른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다.

부도심권 상권은 역세권상권을 포함한 도심권 인근의 파생 상권으로 유동인구와 고객의 접근성이 우수한 연계 상권을 말한다. 서울에서는 노량진, 사당, 양재역, 건대, 교대, 신도림, 홍대, 상계·노원역 상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역상권이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혼재돼 있는 형태의 상권이다. 주고객층은 지역거점화 위주로 판매행위가 이루어지는 충성고객들이다.

업종별로 상권의 범위를 나누어 볼 수 있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상권은 항상 변한다’는 것이다. 도시 계획 등 상권을 변화시키는 요인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다각도의 분석을 통해 상권의 변화 가능성을 예측해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예컨대 젊은이들의 거리로 이름난 서울 신촌의 연세대와 이화여대 상권, 강남대로 상권, 종로 상권에서는 대기업이 운영 중인 유명 커피 전문점들의 간판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외식업종도 대형화, 고급화 추세로 상권 트렌드가 변모하고 있다.

음식점 예비창업자에게 창업 성공 요소를 물어보면 자본, 아이템, 경영자 마인드, 음식의 맛, 상권 등을 꼽는다. 그러나 이것들은 창업시의 기본적인 절차이지 성공 요소라 보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권(입지)이다.

상권이 좋아야 좋은 상점들이 모이고 좋은 상점들이 모여야 좋은 상권을 유지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좋은 상권에 들어갔다고 해서 반드시 잘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종로, 명동, 강남 등을 꼭 좋은 상권이라고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상권도 한해 30% 정도가 업종 전환이 되고 있다. 상권(입지)의 중요성 보다는 주먹구구식 창업을 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주요 상권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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