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에 한발 다가선 한은, 5월 기준금리는 동결

김창익 기자, 송정훈 기자 2010.05.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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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고용 회복" 강조, "당분간" 표현은 빠져… 금리인상 임박 해석

한국은행이 출구전략에 한 발짝 다가섰다. 이르면 7~8월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12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2% 수준에서 유지키로 결정했다. 15개월째 동결로 역대 최장 기록이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기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해외 위험 요인에 비춰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김중수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그리스에서 시작된 남유럽 국가의 재정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위기가 재발할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동결로 16개월째 2% 수준의 초저금리가 이어지게 됐다. 물가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다.



하지만 통화정책방향을 꼼꼼히 살펴보면 한은이 최소한 출구 쪽을 바라보며 동결을 결정한 흔적이 곳곳에서 읽힌다.

한은이 현 상태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할 키워드는 '고용'과 '건설투자'다. 한은은 그동안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할 때마다 '민간부문의 자생력 회복'을 금리인상 검토의 단초로 삼을 것이란 점을 밝혀 왔다. 그동안 부진했던 고용과 건설투자 두 가지의 회복세가 뚜렷해진다면 금리인상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한은은 이 가운데 고용과 관련,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취업자수는 40만 명으로 2005년 8월(46만5000명) 이후 4년8개월 만에 최대치이다. 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특히 민간 부문의 요인으로 고용이 개선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다만 "건설투자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설주주액은 전년 동기대비 25.3%가 감소했다. 건설기성액은 증가했으나 그 폭(4.0%)이 미미했다.

국내 경제 상황만 따질 경우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한은은 금통위 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기는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전달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보다 진일보한 표현이다.



한은은 물가와 관련해서도 "당분간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수요압력이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은은 특히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문구와 비교하면 금융완화기조 앞에 '당분간'이란 말이 빠졌다.

당분간은 일반적으로 수개월 정도로 해석되는 데, 이 말이 빠지면서 한은이 조기 금리 인상의 여지를 남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증현 장관이 최근 "2분기 실적을 보고 경제운용방향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상반기 중엔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금통위에서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으로 늘렸던 총액대출한도를 일부 회수하는 식으로 출구전략을 가동하고, 3분기 중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면서도 그동안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던 것은 저금리 부작용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탓"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하반기 들어서, 이르면 7~8월께 금리를 올리는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인상 폭과 속도가 문제고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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