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유럽 지원으로 국내 역풍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0.05.1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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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혈세로 해외 은행 구제 나섰다" 여론 형성…연준 위원들 진화 나서

유럽 국가채무 사태 진화에 일조키로 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내 비난여론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수의 의회 관계자들이 연준이 유럽을 지원키로 결정한 10일 이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미 정치권 분위기를 전했다.

미 중앙은행이 해외 은행들의 구제에까지 쓸데없이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연준이 유럽을 구제하는 거대한 계획을 세웠음에도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등 지나치게 비밀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점을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금융위기 기간 시행한 달러 스왑 프로그램을 재가동하는 방법으로 달러를 필요로 하는 유럽 은행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 스위스 은행(SNB), 영란은행(BOE), 캐나다중앙은행(BOC) 등에 연준의 달러가 흘러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의회 등에서 금융위기 기간 비대해진 연준의 권한 제한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더욱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중앙은행이 해외 은행 구제에 나섰다는 이슈는 정치권으로부터의 좋은 공격거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블로거들은 금융위기 이후 대마불사 논리로 월가 지원에 나선 연준이 이번에는 국민의 혈세로 해외 은행을 지원하려 한다며 여론 조성에 나선 상태다.



이에 연준은 조만간 유럽 구제 계획에 대한 세부안을 밝힐 계획으로 사태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연준은 달러 수혈의 구체적 방식과 지원 결정이 내려진 배경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 위원들은 유럽 사태를 좌시할 경우 미국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지원 계획의 타당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1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사태로 촉발된 위기는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파문을 던질 것"이라며 "연준의 지원과 유럽연합(EU)의 대규모 기금으로 위기의 전염이 차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연준의 지원을 받는 대상이 일반 상업은행이 아닌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연준의 대출 리스크는 매우 작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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