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병주고 약줬네" 다우 405p 급반등

뉴욕=강호병특파원 , 권다희기자 2010.05.1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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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만 단호한 조치" 작년말대비 상승전환

그리스 위기 발발 6개월째 유럽연합(EU)이 결단을 취한 것이 뉴욕증시에 통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4%이상 시원하게 올랐다. 유럽연합(EU)이 12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이날 새벽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유로 안정 기금 설립에 합의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통채권 직매입을 받아들인 영향이다.

작년말 대비 상승전환..다우 30개 전종목 일제히 상승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04.71포인트, 3.90% 오른 1만785.14로 마감했다. 다우구성 30개종목이 모두 상승마감했다. 경기방어종목인 월마트는 마감직전까지 약세를 유지하다 막판 올랐다. 다우구성종목중 캐터필러가 7.39%로 가장 많이 뛰었다.

S&P500지수는 4.40%, 48.85포인트 뛴 1159.73으로, 나스닥지수는 4.81%, 109.03포인트 상승한 2374.67로 거래를 끝냈다. 이로써 뉴욕증시는 지난해 말대비 상승 전환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유럽증시가 평균 7% 급등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으며 개장하자마자 수직으로 올랐다. 규모의 담대함과 IMF, ECB의 공조가 높이 평가되며 사자 분위기가 지속된 가운데 개장 직후의 상승폭을 마감때 까지 지켜냈다. 이날 다우지수 마감 상승폭 405포인트는 개장 직후 상승폭 494포인트의 90% 수준이다.

상승일색의 장세가 유지되며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29.6% 내린 28.84까지 하락, 20년래 최대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증시 10% 급등, CDS 폭락


유럽 당국의 결단과 IMF 및 ECB 공조 영향으로 남유럽 증시가 급등했다.

영국 증시 FTSE100지수는 전일 대비 264.40포인트 5.16% 오른 5387.42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증시 CAC40지수는 전일대비 327.70포인트, 9.66% 뛴 3720. 29로, 독일 증시 DAX30지수는 302.82(5.30%) 상승한 6017.91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스페인 증시 IBEX 35지수는 전일대비 무려 14.43%, 1350.80포인트 폭등한 1만351.90에 마감했다. 포르투갈 PSI 20지수는 10.73%, 711.04포인트 급등한 7335.33으로, 그리스 다우존스 그리스 TSM지수는 10.50%, 158.66포인트 오른 1670.30을 기록했다.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신용위험 프리미엄도 폭락했다. 그리스 5년물 국채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런던시장서 331bps(1bps=0.01%포인트) 급락, 585bps로 내려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 CDS 프리미엄도 각각 66bps, 173bps 내린 173bps, 252bps를 기록했다.

◇ "유로존 위기관리 시스템 마련" 긍정평가



유럽연합(EU)은 10일 재무장관 정상회의를 열어 최대 7500억 유로 규모의 유로 안정 기금 설립에 합의했다. 7500억 유로 규모의 기금 중 EU가 5000억 유로를 책임지며 나머지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원하게 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브뤼셀발로 EU분담금 5000억유로중 600억유로는 각국 예산으로, 나머지 4400억유로는 유럽연합이 보증하는 특별기구가 채권을 발행,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유로존 국가들이 발행한 채권 매입에 나서겠다고 알리며 시장에 안도감을 더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날 바젤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통화 정책 효과가 온전히 발휘되는 정상적인 금융시장을 재수립하기 위해 채권시장에 개입하기로 결정했다"며 "ECB의 이번 결정은 압도적인 다수가 찬성한 만족스럽고 중요한 회의였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늦었지만 단호한 조치"라는 반응을 보였다. 시장의 압력에 밀려 어쩔수 없이 조치를 취한 모양새지만 급한 불을 끄기에는 규모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현지언론도 흥분된 가운데서 시장움직임을 앞다퉈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논평을 통해 “시장악당에 대한 매우 담대한 반격”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분석기사에서 "시장에서 주도권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로존이 위기상황에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위기관리 틀을 만들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하도록 하는 자율원칙에서 공동의 대응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그간 유로존은 협약을 통해 다른 나라 채무를 인수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이는 그리스 디폴트 위기에서 보여지듯 조기대응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됐다. 공동의 위기 관리 기구가 아닌 다자간 지원에 의존하다보니 각국 여론에 휩쓸리며 지원이 원활치 못했다.



◇금융주, 기술주 일제히 급등

유로존 위기가 급한 불을 끄며 그간 타격이 컸던 금융주와 기술주가 큰 폭으로 뛰며 증시상승세를 주도했다. NYSE 금융업종지수는 6.69%, KBW 뱅크지수는 6.21% 급등했다. 이날 NYSE 3183 개종목중 94%인 2988종목이, 나스닥에선 2596개 종목중 85%인 220개종목이 무더기로 올랐다.

대형 은행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이 각각 6.92%, 5.50% 뛰었으며 웰스파고와 제이피모간체이스도 각각 6.98%, 2.92% 강세로 마감했다. 투자은행인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도 각각 4.00%, 0.59% 올랐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6.6% 비자와 마스터 카드가 각각 4.8%, 4.4% 오르는 등 보험, 신용카드주도 일제히 강세다.

3년 가장 많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힌 버크셔해서웨이의 A주는 5.19% 상승했다.

나스닥에서는 애플 7.69%, 구글이 5.78% 아마존이 5.05% 뛰었다. 반도체 주식도 급등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98% 오른채 마감했다. 다우종목인 인텔은 5.82%, 시스코는 5.75%, 마이크로소프트는 2.59%, 나스닥의 AMD는 7.28%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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