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명품, 지는 명품…코치↑, 페라가모↓

박창욱,이명진 기자 2010.05.1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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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백화점 매출 순위변화 조사…젊은 층 유행감성 담느냐 여부가 핵심

지난 2년 동안 한국시장에서 명품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젊은 층의 유행 감성을 담아낸 브랜드들이 뜨고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영향을 많이 받은 브랜드들이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샤넬·구찌·에르메스·까르띠에 등 이른바 '올드 럭셔리'(역사가 오래된 명품)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페라가모 아르마니꼴레지오니 디오르 등이 고전했으며 보테가베네타, 코치 등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 S/S 보테가베네타 화보2010 S/S 보테가베네타 화보


머니투데이의 패션사이트 '스타일M(styleM.mt.co.kr)'이 유통업계를 통해 주요 백화점 명품 브랜드의 2007년과 2009년 연간 매출 순위 변화를 조사한 결과, A백화점의 지난해말 기준 명품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구찌 까르띠에가 2007년과 변함없이 각각 1∼5위를 차지했다.

B백화점의 매출순위에서도 2007년 선두였던 루이비통이 지난해 샤넬과 1,2위 자리를 맞바꿨을 뿐, 나머지 3개 브랜드들이 나란히 5위권안에 포진했다. C백화점에서도 개별 순위만 조금씩 다른 뿐, 1∼5위에 든 브랜드는 A·B백화점과 같았다.



반면 페라가모 아르마니꼴레지오니 디오르 등 브랜드의 매출 순위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페라가모는 B백화점에서 2005년만 당시만 해도 매출순위 7위를 기록했으나, 2007년엔 10위로 3계단 하락했고 지난해엔 아예 '톱10'안에 들지도 못했다. C백화점에서 페라가모는 2007년 매출순위 2위까지 기록했다가 지난해엔 10위로 하락했다.

아르마니꼴레지오니는 B백화점에서 2007년 9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순위에선 '톱 10'에 이름을 내밀지 못했다. 이 브랜드는 C백화점에서도 2007년 7위를 기록했다가 역시 지난해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디오르 역시 B백화점에서 2007년 6위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8위권으로 떨어졌고, C백화점에서는 2005년만 해도 8위를 기록했으나 2007년부터 10위권 밖으로 나갔다. 디오르는 A백화점에선 2005년부터 매출 상위 톱10에 들지 못했다.

2010 S/S 코치 화보2010 S/S 코치 화보

이와 달리 A백화점에서 2005년도만 해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코치는 2007년 처음으로 매출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후, 지난해엔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또 B백화점에선 보테가베네타가 지난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이름을 내밀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명품브랜드에서 매출 순위 변화는 '젊은 층의 유행 감성을 담아내느냐'의 여부가 좌우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들은 브랜드 로열티가 강해 웬만해선 경기를 타지 않는다"면서 "특히 이 브랜드들은 제품군 안에서 젊은 층을 소화할 수 있게 트렌디한 디자인 감성을 담아내며 입지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까르띠에 티파니 같은 주얼리 브랜드의 경우엔 결혼 등 확고한 목표 고객층이 있어 꾸준한 매출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테가베네타는 특유의 위빙 스타일(실로 엮은 듯한 디자인)로 인해 최근 강남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올라갔다"며 "코치의 경우엔 전통적 명품보다는 '메스티지(대중적인 명품)'에 가까운 이미지로 최근 선호도가 올라간 경우"라고 말했다.

최근 신라호텔 면세점에서 매장이 빠지면서 화제가 된 버버리의 경우엔 A백화점에서 지난해 7위, C백화점에서 6위를 각각 기록, 건재함을 과시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류 위주인 버버리의 경우에 물량이 중요한데, 백화점과 달리 면세점에서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디오르의 경우, 10년전만 해도 손가락에 들던 인지도를 자랑했으나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목표 고객층이 어정쩡해졌다"며 "젊은 층의 취향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국내 매출 순위의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페라가모나 아르마니꼴레지오니의 경우, 종합브랜드이나 남성적인 이미지가 좀 더 강해 경기침체 분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자체는 증가했으나 유행을 선도하지 못해 매출증가율 면에서 다른 브랜드에 상대적으로 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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