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확산여부는 스페인 손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10.05.10 07:48
글자크기

박창현 하이투자證 애널리스트 "스페인 전염여부가 장기화 여부 가를 것"

유럽발 재정리스크가 확산될 지, 아니면 진정될 지 여부는 스페인으로의 전염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0일 "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 등 공조노력으로 단기적으로 진정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유럽발 재정리스크의 근본적인 원인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촉발된 과도한 재정지출에 따른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기관 부실이 정부 부실로 전가된 금융위기의 또 다른 리스크라는 것이다.



그리스 등 PIGS 국가에서 먼저 재정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PIGS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선진국과 일부 이머징 국가 가운데 가장 취약한 국가이고 향후 재정건전화 계획에 대한 신뢰도도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현 유럽 재정리스크가 PIGS내 순환대출 구조로 인해 국가적으로는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갈 및 스페인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라며 "그리스, 포르투갈과는 달리 스페인으로 확산될 경우에는 그 파장이 훨씬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인은 유로권내에서 경제규모가 4위를 차지하는 국가 인데다 공공부채 이외에 민간부문의 외채도 상당히 큰 규모로 2009년 말 기준으로 총외채 규모가 2조5000만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박 연구위원은 "이는 스페인으로 재정리스크가 확산되면 독일 및 프랑스 등 유로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는 측면에서 유럽 전체의 금융시스템에 또 다른 치명타를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고금리 정책으로 자칫 현재의 저금리 정책이 고금리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그 동안 잠재해 있던 각종 부실 문제가 부각되고 경기회복 사이클도 위축시키면서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PIGS 국가 대부분이 내수 중심의 경제라는 점, 자생력 취약, 노령화 및 사회복지 관련 지출로 재정지출 비중이 높은 사회적 구조, 높은 실업률 등도 유럽 재정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