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버버리' 퇴출은 왜?

머니투데이 김정태,이명진 기자 2010.05.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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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 "매출부진 때문 아니다" 반박..루이비통 유치 임박설 관측도

↑가운데가 버버리 모델 배우 엠마 왓슨-2010 S/S 버버리 화보 ⓒ버버리코리아↑가운데가 버버리 모델 배우 엠마 왓슨-2010 S/S 버버리 화보 ⓒ버버리코리아


신라호텔 면세점이 명품 브랜드 '버버리'를 퇴출키로 한 배경을 두고 관측이 무성하다. 단순히 버버리 매출이 부진해 매장 철수를 요청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당사자인 버버리코리아도 "매출 부진 이유는 신라호텔의 논리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신라호텔이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루이비통 회장이 한국을 방문할 당시 루이비통 유치설이 나돌았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은 인천공항 버버리 매장의 매출이 부진해 유지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워 버버리에게 매장 철수 요청을 했다. 신라호텔 측은 "인천공항과 신라호텔 면세점에 입점해 있는 버버리 매장 3곳이 이달 말께 나가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신라호텔 측은 인천공항 매장 2곳만 철수를 요청했으나 버버리 코리아는 아예 신라호텔 내 있는 매장까지도 철수하겠다며 강경대응 방침를 밝혔다.



버버리 코리아 관계자는 "버버리의 성장세를 뒷받침해주지 않는 파트너와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전략적인 판단 때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신라호텔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해 있는 버버리의 매장 2곳은 각각 116㎡, 79㎡ 규모다. 구찌, 프라다, 샤넬, 에르메스 등 다른 명품브랜드 전용 매장이 110㎡규모의 1개 매장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대우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 매장의 매출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게 신라호텔의 설명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버버리 매장은 인천공항에 내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실적을 보여 불가피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앞서 작년 말 부티끄 브랜드'에뜨로' 매장도 매출이 부진한 이유로 같은 결정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다른 면세점업체들은 이같은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롯데호텔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입점해 있는 버버리 매장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다"며 "인천공항 임대료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 부진이 퇴출의 이유라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명품관에 입점한 버버리 매장 역시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신라호텔이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신라호텔 관계자는 "이번 버버리 매장 철수와 루이비통 유치와는 관련이 없다"며 "이달 말 새 브랜드가 입점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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