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 실탄' 삼성생명 환급금 19조 들어온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0.05.0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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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환급금 19조 풀려…대출금 '제자리'+안전자산+IT·車 등 우량주 저가 매수

삼성생명 환불금이 7일 대거 풀리면서 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날 증시가 장중 50포인트 넘게 급락하면서 일부 개인들이 삼성생명 청약 환불금을 저가 매수의 '실탄'으로 활용하고 있어 향후 개인들의 매수세가 주목된다.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환급금은 이날 장 시작 후 청약자들 계좌로 입금됐다. 삼성생명 청약에 사상 최대 자금이 몰리면서 환불금은 19조원에 달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19조원 중 상당부분이 예금 및 주식 담보 대출 등이기 때문에 일단 대출자금은 제자리로 바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기간 동안 주간사 및 인수단 6개 증권사에서만 총 1조원이 넘는 신규담보대출이 발생했다.

신영민 신한금융투자 인천 연수지점 대리는 "오늘 환급금 지급과 함께 증시가 급락해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투자자들은 대부분 상환 처리 요청을 했다"며 "증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할 만큼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출금 상환 이외의 자금은 상당부분 머니마켓펀드(MMF), 증권관리계좌(CMA), 은행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같은 우량 공모주에 몰린 자금은 일반 주식에 들어오는 자금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증시에 바로 유입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일단 투자 목적으로 움직인 만큼 증시 주변에 머물면서 급락장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자금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증권사 지점에는 삼성생명 공모주에 청약했던 한 개인투자자가 환급금 중 5억원으로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를 매수하겠다고 주문했다.


이 증권사 영업직원은 "삼성생명 청약에도 거액을 증거금으로 내는 등 평소 삼성그룹 종목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며 "어제 오늘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하락해 7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좋은 매수기회로 보고 주문을 냈다"고 전했다.

다만 개인들의 매수는 일부 시가총액 상위종목, 주도주, 삼성그룹 관련주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청약자들 중 상당수가 주식투자 경험이 거의 없는 데다 안전지향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강남의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오전에 삼성생명 환급금 5억원 중 1억원으로 현대차 (250,500원 ▲4,500 +1.83%)기아차 (105,600원 ▲2,100 +2.03%)를 매수한 고객이 있다"며 "주식투자 경험이 없는 청약자들은 IT, 자동차 등 펀더멘털이 좋은 우량주들을 소량씩 사거나 투자위험이 적은 적립식 펀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에 흘러들어온 돈의 속성이 다양해 정확한 투자 대상이나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환불금 중 실제 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대기수요를 확인시켜줘 급락장에서도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 환불금이 증시 유동성으로 직접 이어질 경우 전반적인 수급을 개선시킬 것"이라며 "하지만 청약에 몰렸던 돈이 고객예탁금으로 들어와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면서 증시에 계속 남을지는 좀 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1600선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자금들이 분명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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