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더 떨어지기 전에, 연금으로 바꾸자"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5.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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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月기준 사상 최대...'70세 5억 아파트 = 월 185만원'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A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영윤(71세, 가명)씨는 지난 4월 주택금융공사에서 취급하고 있는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김 씨는 배우자와 단 둘이 살고 있는데 그간 쌓인 통장 잔고도 거의 바닥나고 고정수입이 없는 상태. 자녀들이 보내주는 용돈도 일정치 않다. 김 씨는 이번 주택연금 가입으로 매달 169만 원을 받게 됐다.

김 씨는 당초 지난해 주택연금에 가입하려 했지만 본인 소유의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다는 게 생소해 가입을 미뤄왔다. 그런데 문제는 집값이었다. 지난해 4억6000만 원선이었던 아파트 가격은 계속 하락하더니 지난달 4억2000만 원선으로 4000만 원 떨어졌다.



김 씨가 만일 지난해 9월 가입했다면 매월 175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가입 시기가 늦어져 매월 6만 원을 덜 받게 된 것이다. 김 씨는 "작년에 가입하려다가 말았는데 집값이 이렇게 떨어질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가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집 한 채로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이 인기다. 2007년 7월 출시 후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는데, 최근 부동산 침체기와 맞물려 상담건수는 물론 가입자도 대폭 늘고 있다. 지난 4월 가입자 수는 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더 떨어지기 전에, 연금으로 바꾸자"


지난달 주택연금 신규 가입은 180건, 보증 공급금액은 27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가입 138건, 보증 공급금액 2471억 원)과 비교해 가입은 30%, 보증 공급금액은 13% 증가했다. 특히 3월 실적(가입 134건, 보증 공급금액 1971억 원)에 비해선 가입은 34%, 보증 공급금액은 42%가 늘었다.

주택연금 월중 신규 가입은 올 들어 1월 67건, 2월 117건에서 3월 134건으로 증가한 뒤 4월 180건으로 껑충 뛴 것이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요즘 주택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주택연금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 가격에 비례에 연금 수준이 지급되는 방식인 탓에 집값이 하락하면 연금은 그만큼 줄어든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주택연금이 나온 지 이제 4년째 되는데 입에서 입으로 홍보가 잘 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엔 집값 하락으로 불안해진 고객들이 가입을 서두르고 있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연금 하루 평균 가입자는 지난해 4.4명에 머물렀지만 올 해에는 6명으로 증가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연금은 60세 이상의 고령자(부부 모두 충족)가 소유주택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형식으로 받는 제도다. 집은 있으나 소득이 부족한 고령층에게 주거안정과 생활안정의 혜택을 동시에 주는 장점이 있다.

주택연금을 이용하려면 공사의 고객센터(1688-8114)와 지사를 통해 상담과 심사를 거쳐 보증서를 발급받고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중앙회·대구·광주 및 부산은행 등 9개 금융회사의 지점에서 대출 약정을 체결하면 된다.

주택연금을 상담하는 공사 지사는 본사 영업부, 서울남부, 서울북부, 부산울산, 대구경북, 인천, 광주전남, 대전충남, 경기, 전북, 충북, 강원, 경남, 제주 등 전국에 14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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