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株 휘청…'회사채'에 화들짝?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0.05.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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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유동성 악화설에…"과도한 우려" 지난달 등급 상향

3일 증시에서 두산그룹 상장사들이 뚜렷한 이유없이 된서리를 맞았다.
이날 지주회사인 두산 (164,900원 ▲1,600 +0.98%)이 12.6% 급락한 것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17,960원 ▼750 -4.01%)과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가 나란히 8%대 수직 하강했다.

두산건설 (1,240원 0.0%)이 1300억원 규모의 차환용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는 소식이 두산건설의 유동성 악화설로 확대해석된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풀이했다.



주가 급락을 불러온 주체는 기관들이었다. 하루동안 기관은 두산 26만주, 두산중공업 67만주, 두산중공업 201만주 등을 집중 매도했다. 그러나 정작 위기설의 진원지인 두산건설에 대해서는 5877주를 순매수 했다.

두산건설은 하반기 도래하는 1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 1300억원대 2,3년물 회사채를 5% 후반 금리에 조달할 계획이다. 5%대의 양호한 금리조건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을 악재로만 인식한 결과다.



두산건설의 전국 미분양 세대는 총 2410세대로서 전체 2만여세대의 1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산 제니스의 경우 분양률이 42%에 불과하지만 현재 토목공사에서 본격적인 대규모 자금 집행까지 2년여가 남아 있다.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모자랐다고는 하지만 우려가 지나치게 과도했다는게 두산건설의 반응이다.

두산건설측은 "지난해말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스(PF) 규모는 1조7900억원으로 1년만에 1700억원을 줄였다"며 "내년까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며 실행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 지분 52.1%를 보유한 모기업 두산중공업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해말 예정이었던 사우디 라빅 수주건 연기설이 전혀 새로운 소식이 아니었지만 증시에서 재가공 돼 악재로 인식됐다. 뚜렷한 이유 없이도 급락한 두산인프라코어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중국의 긴축이지만 이걸로는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두산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로 상향조정 했다. 이는 지주회사 두산 아래 자회사들의 신용도를 종합 평가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투자증권 이훈 연구원은 "두산건설의 회사채 발행이 매우 유리한 조건에서 진행 중인데다 건설업 자체 리스크는 익숙한 현안이어서 그룹의 주가급락을 불러올 이유가 없었다"며 "두산 주가가 유독 많이 빠진 건 유통량 부족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이상환 연구원도 "두산중공업이나 두산인프라코어 주가가 급락할 이유가 전혀 없고 두산건설에서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만한 새로운 사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지금이 두산그룹주를 사야 할 기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두산건설이 유동성 현황이 정확히 공개하지 않아 현재의 주가 급락에 대해 입장을 내놓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위험이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투자위험을 배제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고 경계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산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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