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시장 뜨거운감자 '무상지분율'이 뭐기에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5.07 08:09
글자크기

[이슈점검]고덕2단지 시공사선정 총회 무산 파장

지난 1일 예정됐던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시공사 선정 총회가 무산됐다. 시공사 선정 투표를 막으려는 비상대책위원회 측과 조합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시공사 측의 경호원까지 가세해 총회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고덕주공2단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인근 고덕6단지보다 낮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무상지분율이란 조합원이 추가로 분담하는 금액 없이 입주할 수 있는 면적을 대지지분으로 나눈 수치다. 이는 재건축 사업의 수익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잣대로 아파트 브랜드, 시공능력과 함께 시공사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2771가구 규모의 고덕2단지의 경우 삼성물산과 GS컨소시엄이 137% 등 3개 시공사가 130%대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했다. 반면 880가구의 고덕6단지는 두산건설이 174%, 대우건설이 161%를 제시했다. 3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

비슷한 시기와 위치에 지어진 두 아파트의 무상지분율이 이렇게 차이나는 이유는 뭘까. 2단지 조합원들은 건설사의 담합으로 전체 입찰참여 시공업체의 지분율이 낮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2단지 조합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GS컨소시엄은 2003년 당시 3.3㎡당 공사비 267만원, 일반분양가 1300만원에 무상지분율 165%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서는 공사비는 382만원으로 115만원 올랐고 일반분양가 3.3㎡당 2269만원으로 분양하면 무상지분율은 1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2003년보다 약 234억원이 이익이 나는데도 무상지분율은 더 낮아졌다"며 "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지분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하더니 다시 분양가상한제 하에서도 지분율을 보장해주겠다고 말을 바꿔 건설사가 산출한 지분율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GS컨소시엄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 침체된 분양시장, 재건축 규제 및 기부채납비율 증가를 고려하면 무상지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무상지분율이 170%대가 나오려면 시공비가 3.3㎡ 당 60만원 정도로 터무니없이 낮아야하는데 이는 부실공사를 불러올 수 있다"며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산건설 측은 시공비를 낮추지 않고도 174%의 무상지분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고덕6단지의 일반분양 640가구를 3.3㎡ 당 2500만원에 분양했을 때 수입금 약 5250억원에서 조합원 환급금 약1000억원, 무상지분율 174%일 때 조합사업비 약 1000억원을 제하면 도급공사비는 3250억원이 나온다"며 "이를 면적으로 나누면 3.3㎡당 370만원의 공사비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지별, 건설사 별로 무상지분율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자 조합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무상지분율 산출 내역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확정지분제라고 해도 사업을 하다보면 지분율에 변동이 생기게 마련이다"며 "건설사 별로 시공비 등의 차이가 있고 업무상 대외비가 있어 지분율 산출내역 전체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