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생보 상장잔치에 설계사 '신분의 벽'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반준환 기자 2010.05.03 07:15
글자크기

삼성 우리사주 등 청약열풍…설계사는 '개인사업자'

삼성생명의 공모주 청약이 3 ~ 4일 진행된다. 예상외의 공모가(주당 11만원) 확정에 이어 청약 열풍도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에서 소외되고 있는 이들도 있다. 회사가 ‘소중한 동반자’ ‘성장의 기반’이라고 밝히고 있는 설계사(FC(Financial Consultant))들이 그들이다. 삼성생명 외에 대한생명, 동양생명 상장시에도 설계사들은 그들만의 청약을 지켜봐야 했다.

2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회사가 가접수 형식으로 진행한 직원 대상 우리사주 청약에서는 배정 주식 888만여주에 대한 공모가 전량 마감됐다. 금융기관 대출 등을 통해서긴 하지만 9776억여원이 모이게 된다.



직원 1인당 공모 청약 한도(3억원)를 넘겨 초과분에 대해 청약을 못 하거나 사내 직원 부부들이 전량 청약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사례는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자신의 배정주식을 채웠고 일부 직원은 배정물량 이상의 청약에 나서기도 했다.

또 지난 3월에 진행됐던 대한생명 공모주 청약(경쟁률 23.7대1)에 5조3000억여원(기관 청약증거금 포함)의 돈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삼성생명 일반 청약에는 이보다 더 많은 자금의 연쇄 머니무브(자금 이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청약분은 888만여주, 국내와 해외 기관투자가에는 각각 888만여주, 1177만여주의 배정이 예정돼 있어 1대1의 경쟁률을 가정하더라도 2조5000억원(청약증거금 50%), 10대1이면 25조원의 돈이 몰리게 된다.



이같은 청약 열기 속에서 또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대표적인 것이 설계사들의 동요 여부를 지켜보는 회사의 조심스러운 태도다.

현재 법상으로 보험사의 설계사들은 개인 사업자로 돼 있어 직원들에게만 국한된 우리사주 청약에는 참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회사가 22조원(공모가 기준 시가총액)대로 성장하는데 설계사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몇몇 생보사가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할 때 설계사나 GA(대리점), 위탁영업관리자 등에 주식을 배정한 사례도 있다.


외형상 회사가 어려울 때는 설계사들에게 손을 내밀지만 과실을 공유할 때는 직원이나 큰손들 위주로 판이 짜여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생보사 설계사는 “설계사들이 일반 청약에 참여해 자신들이 일하는 생보사 주식을 가질 수도 있지만 청약 경쟁률이 높고 이같은 방법을 통하더라도 회사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불만도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상장과 관련된 한 생보사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직원들과 다른 신분인 것은 분명하다”며 “삼성생명 같은 경우 상장을 전후해 불거졌던 계약자 배당 문제가 다시 거론돼 조심스럽지만 설계사들의 사기 문제도 있어 고심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