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왜 바람을 피우는 걸까?

머니투데이 데일리웨프 제공 2010.04.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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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재 박사의 남과 여 3-호르몬적 심리적 이유

남자는 왜 바람을 피우는 걸까?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심리학적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물론 아내가 자신을 존중해주고, 사랑해주지 않기 때문에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가 아무리 헌신해서 남편을 섬기어도 남자가 외도를 하는 경우가 있다

60세 지숙씨는 말 그대로 현모양처처럼 살아왔다. 아이 잘 키우고, 생활비를 항상 알뜰하게 아껴서 지금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4살 위에 남편은 집에서는 거의 말도 하지 않는다. 지숙씨는 답답한 마음에 말을 걸어보지만 무뚝뚝한 단답식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그래도 성실하게 일을 열심히 하는 남편을 의지하고 믿었는데 2년 전부터 남편에게 여자가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여자는 이혼해서 혼자서 카페를 경영하고 있었다. 나중에 만나보니 나이는 어리지만 자기보다 못 생기고 형편없는 여자였다. 자기보다 조금 나은 여자와 바람을 피웠으면 자존심이라 덜 상했을 텐데 자기보다 못한 그런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남편이 더욱 용서가 되지 않았다. 남편에게 왜 그런 여자와 바람을 피우냐고 물었더니 ‘불쌍해 보여서, 내가 꼭 필요할 것 같아서’ 라고 답이 돌아 왔다.

지숙씨 남편처럼 그 여자를 자신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어리석은 생각 때문에 바람을 피우는 남자들이 의외로 많다. 이렇게 ‘저 사람을 내가 도와줘야 돼’ 라는 믿음에 바람을 피우는 경우를 심리학에서는 ‘구원환상’이라고 한다. 즉 진흙탕에 있는 불쌍한 여인을 구원해주는 백마를 탄 멋진 기사가 되고 싶다는 남자들의 환상을 말한다.



구원환상 때문에 바람을 피우는 남자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돈이 없어 힘들어하는 여자를 보면 애처로운 생각이 들어 도와주다가 정이 들고, 부적절한 관계가 형성이 된다.

이런 유형의 남자들은 처음부터 바람둥이가 아니다. 오히려 착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편이다. 직장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자식과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억누르고 희생을 해온 사람들이다.

이런 남자들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자신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고, 아이들도 다 커서 더 이상 아빠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자신의 존재가치가 갑자기 없어진 듯 공허감을 느낀다. 집에서 자신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렇게 허전할 때 우연히 자신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여인이 나타난다. 그 여인의 딱한 처지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불같이 일어난다. 내가 아니면 누가 그녀를 돌봐줄 것인가? 나는 그녀의 구원자이다. 마침내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대상을 찾았다. 삶의 공허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유사하게 자신의 남성다움이 남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바람을 피우는 남자도 있다. 나이가 들어 점차 남성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게 될 때 바람을 피우는 경우이다. 중년의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경우이다. 점차 성욕이 떨어지고, 육체적으로 남성적인 매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 마지막 남은 불꽃을 태우는 것이다.

호기심 때문에도 남자들이 바람을 피운다. 남자들은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오래 동안 같이 살았던 마누라와 다른 여성에 대한 환상이 있다. 고분고분하고 착한 아내를 두었던 남자라면 톡톡 튀고 건방진 여자에게 끌릴 수 있다. 자기 주장이 강한 부인에게 질린 남성은 다소곳한 여자를 찾을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라도 매일 먹으면 지겨워지는 심리와 같다. 이상적인 여인상을 찾아 방황을 하는 남자들도 있다. 전형적인 플레이보이들이다. 유명한 플레이보이인 돈 주앙도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완벽한 사랑과 완벽한 여자를 찾아 다닌다. 한 여자를 알게 되면 서서히 여자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싫증이 난다.

이들은 안정된 생활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 한다. 그리고 하지 못하게 하는 금기를 깨고 싶어하는 심리가 강한 사람들이다. 밋밋한 평범하고 안정된 삶보다는 열정과 모험이 넘치는 삶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바람둥이가 되는 것이다. 또한, 한 여자와 친해지면서 더욱 친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긴다.

남성들이 바람을 많이 피우는 이유 중 하나는 호르몬 때문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바람을 피우게 하는 주범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듯이 남자들에게서 많이 나오는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을 증진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 호르몬은 충동적인 경향을 보이게 한다. 남자에게서 이 호르몬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여자들보다 성적으로 충동적이 되기 쉽다.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촉진된다. 이 호르몬이 올라가면 성욕도 올라간다. 남자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순식간에 일어난다. 남성은 평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여성에 비해 열 배나 높기 때문에 성적인 자극에 더욱 민감하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뇌에서 아편과 비슷한 호르몬들이 많이 분비된다. 엔도르핀,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등이 마약과 같이 기분을 좋게 해주는 효과를 일으킨다.

이 호르몬들이 분비가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서로에게 집착이 된다. 그러나 이런 호르몬들은 3~5년이 지나면 정상치로 떨어진다. 특히 이런 현상은 남성에게서 더 빨리 나타나다. 마약을 갑자기 끊으면 불안해지고, 기분이 매우 나빠지는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금단현상을 없애기 위해서 마약중독자들은 다시 마약에 손을 댄다.

사랑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도 마약과 같고 했다. 즉, 이 호르몬들이 정상치로 떨어질 때 마약중독자가 갑자기 마약을 끊었을 때처럼 허전하고 불안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바람둥이들은 사실 뇌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사랑 호르몬에 중독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중독된 호르몬이 떨어지면 다시 기분을 좋게 해주는 호르몬을 찾게 된다. 즉 새로운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 그 호르몬들이 다시 나오기 때문에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찾듯이 새로운 여자를 찾아 나선다.

그런 호르몬의 금단 증상은 여성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은 테스토스테론이 적게 나오기 때문에 남성들처럼 충동적으로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 또한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시기가 되면 마약과 같은 쾌감을 주는 호르몬들은 줄어들지만 친밀감과 결속력을 유지시켜주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란 호르몬이 나오면서 계속해서 사랑을 유지시켜준다.

여자들은 출산 후에 방대한 양의 옥시토신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친밀감을 유지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약과 같은 사랑 호르몬이 떨어져도 옥시토신으로 인해서 유대감과 안정감이 유지되기 때문에 바람을 피울 이유가 없다.

도움말 미소의원 오동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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