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1Q순익 5886억, 체면 세운 '형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4.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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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이백순 체제 1년… 그룹·은행 실적 개선 본격화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은행장으로 취임한 터라 상황이 좋지 않았다. 실적은 이미 1/5로 줄어드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룹 내 동생격인 신한카드에도 크게 뒤졌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7487억 원으로 신한카드 순이익 8568억 원보다 1000억 원 이상 미치지 못했다. 지주 출범 이후 줄곧 맏형 역할을 했던 신한은행이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이 행장은 은행의 최고 수장으로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신한銀 1Q순익 5886억, 체면 세운 '형님'


이백순 행장은 올 초 기자와 만나 다시 그룹 내 1등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외부 변수 탓에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들이 해결됐다는 이야기였다. 그의 말대로 취임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은행의 실적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886억 원으로 전 분기(1841억 원) 대비 4045억 원(219.7%)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5149억 원(698.3%) 늘었다.



이는 지난해 CD금리 하락 영향으로 감소했던 순이자마진과 기업 구조조정 관련 일회성 충당금 적립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 또 이번 1분기 중에도 NIM 추가 상승과 자산건전성 안정화에 따라 은행의 대손 비용율이 크게 낮아진 덕분이다. 이와 더불어 경기회복에 따른 주식시장 호조로 하이닉스 주식 매각이익과 같은 특수 요인도 큰 폭의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신한銀 1Q순익 5886억, 체면 세운 '형님'
2009년 하반기부터 매 분기 증가해 온 은행 NIM은 2010년 1분기에도 17bp 증가한 2.18%를 기록해, 과거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8년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관련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2593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지만 1분기 중에는 2106억 원으로 감소했다. 은행의 대손비용율도 58bp로 안정화됐다.


한편 은행의 NPL비율은 1분기 중 부도 또는 워크아웃 신청기업에 대한 여신을 고정이하로 분류함에 따라 전년 말 1.0%에서 1분기 말 1.28%로 증가했지만 이는 전 분기 대비 상각·매각 규모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질 NPL비율 증가세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1분기 중 신한은행의 상각과 매각액은 252억 원으로 전 분기 7560억 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이는 자산건전성이 안정화됨에 따라 부실 여신처리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은행의 총 연체율은 전년 말 0.41%보다 다소 증가한 0.61%를 기록했다. 일부 한계기업의 부도와 구조조정 영향으로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전년 말 0.66%에서 1분기 말에 1.0%로 증가했지만, 일부 경기 민감 업종을 제외하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부분은 없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로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이자이익은 1분기 중 발생한 하이닉스 주식 매각이익 1543억 원, 기타 유가증권 매각이익 412억 원 등 일회성 이익이 발생함에 따라 전 분기 대비 2245억 원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발생한 희망퇴직 등 일회성 요인이 소멸됨에 따라 판관비도 2029억 원 감소했다"며 "모든 부문에 있어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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