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포르노"vs"애플은 북한" 막말 대결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0.04.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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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부사장 "북한에 살고 싶지않다", 잡스 이메일 "포르노 보려면 구글폰 사라"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의 상호 비방전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발언에 가시가 잔뜩 돋아있을 뿐만 아니라, 막말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말싸움을 먼저 시작한 쪽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사용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포르노를 보고 싶으면 구글 안드로이드폰을 구입하라"고 해서, 구글의 감정을 건드렸다.



애플이 성인물 모바일앱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는데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2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5000여개에 이르는 성인 콘텐츠를 삭제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8일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를 공개하는 자리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발언으로 구글을 자극한 바 있다.

↑ 구글폰 '넥서스원'(왼쪽)과 '아이폰'↑ 구글폰 '넥서스원'(왼쪽)과 '아이폰'


자존심이 상한 구글도 반격에 나섰다. 구글의 앤디 루빈 부사장은 지난 2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을 북한에 비유하며 "나는 북한에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플랫폼 개방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애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루빈 부사장은 "개방성은 언제나 승리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애플과 구글의 설전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마트폰 시장에 먼저 진출한 애플은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구글을 '눈엣가시'처럼 생각해왔던 게 사실이다. 독설가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는 올초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배신"이라며 구글을 몰아세우기도 했다.

애플과 구글은 지난해 모바일 광고업체 '콰트로 와이어리스' 인수전에도 함께 뛰어들어 신경전을 펼쳤다. 구글이 콰트로 와이어리스를 인수해 애플을 자극했지만, 애플은 최근 새로운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를 선보이며 반격에 나섰다. 라이벌인 두 업체 주요 임원들의 설전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에릭 슈미츠 구글 CEO가 지난달 실리콘밸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해의 분위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최근 잇따른 설전으로 두 업체는 다시 한번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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