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 증시에는 '희극'이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0.04.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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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허버트, "그리스 위기, 과거 위기와 비슷"…증시도 상승세 이어갈 것

"그리스 위기는 비극이 아닌 희극일 수 있다"

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국민과 2000억유로에 육박하는 손실을 보게 생긴 그리스 국채 투자자에게 그리스 사태는 분명 비극이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희극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금융전문 매체 마켓워치의 마크 허버트 칼럼니스트는 28일 '그리스 위기, 비극 혹은 희극'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글로벌 주요 증시는 그리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27일 그리스 신용등급의 정크 수준 하향에 크게 놀라지 않고 있다"라며 "그리스 악재는 이미 증시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월가의 저명한 금융 전문가 존 데사우어도 최근 허버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문제는 이미 글로벌 (증권)거래에 반영돼 있다"라며 "때문에 향후 그리스 사태로 증시가 받게 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사태는 유로존 내부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근본적 문제이며 이번 위기를 계기로 유로존 붕괴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리스가 실제로 디폴트 상태에 빠진다 해도 글로벌 증시는 기존의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허버트는 주장했다.

그는 △1994년 멕시코 페소화 위기△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1998년 러시아 디폴트△2001년 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 등을 거론하며 매 시기마다 국가 파산사태에 준하는 위기가 있었지만 글로벌 증시는 평균적인 상승기조를 잃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위기 후 1년 글로벌 증시 흐름(자료:허버트 파이낸셜)↑위기 후 1년 글로벌 증시 흐름(자료:허버트 파이낸셜)


미 증시 가치를 가장 광범위하게 가늠하는 기준인 다우 윌셔 5000 토털 마켓 인덱스가 이들 위기 사태가 발생한 뒤 평균적 주가흐름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는 위기 뒤 1년간 17% 상승했다.

실제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발생 이후 1년간 진앙지 아시아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미국 S&P500 지수와 영국 FTSE100 지수는 이 기간 각각 35%, 23% 급등하는 등 선진 증시는 강세를 이어갔다.



올해 그리스 사태가 본격적으로 심화된 뒤 글로벌 증시 움직임을 살펴봐도 과거 위기시와 비슷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 증시 S&P500 지수는 연초대비 6.84% 상승했으며 영국 FTSE100 지수와 닛케이 평균주가도 각각 3.21%, 3.59% 강세다.

데사우어는 "그리스 위기는 과거 위기와 비교해 볼 때 그리 특별하지 않다"라며 "현재 글로벌 증시는 꽤 좋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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