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특검 이뤄지나‥야4당 '특검법' 제출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배혜림 기자, 김성현 기자 2010.04.27 17:53
글자크기

(상보)李법무 "특검보다는 혹독 조사"‥성낙인 위원장 "조사 미흡하면 직접 조사"

'스폰서 검사' 파문과 관련해 야4당이 27일 '특별검사법(특검법)'을 국회에 제출한 가운데 특검 도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등 야4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스폰서 검사 특검법을 제출했다. 야당 관계자들은 특검법 제출 이유에 대해 "이번 사건에 대한 의혹은 물론이고 오랜 검찰 비리를 근본적으로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특검 임명이 불가피하다"며 "특검은 이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이자 국민의 절대적 요구"라고 밝혔다.



야4당 측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과거 정권에서 일어난 일"로 규정한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보다 철저하고 명확한 조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특검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인 한나라당 측은 야당 측과는 달리 진상규명위의 활동을 신중히 지켜보고 문제가 있으면 차후에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야당은 무슨 일만 생기면 요건이 되건, 안 되건 특검을 요구하는 게 관례가 돼 있다"며 "이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에 이용하기 위한 정략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특검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조 대변인은 "야당이 사건의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기를 바란다면 선거를 앞두고 정략의 소재로 삼을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위의 활동과 결과를 보고 문제가 있고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특검을 검토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야당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특검법을 제출한데 이어 여당이 야당 측 주장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자칫 이번 사건이 '검찰 개혁'이란 본질을 벗어나 정쟁의 재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정치권은 진상규명위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검찰이 바로서는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지 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한 고위간부도 "검찰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잘못된 관행이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이번 일이 정치적 논쟁에 이용되지 않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특검 요구와 관련, "검찰 내부에서 차라리 특검을 해 달라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특검이나 공비처(공직자비리수사처) 못지않게 더 혹독하게 직무감찰을 할 테니 지켜봐 달라"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면밀히 살핀 뒤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석 대검찰청 대변인은 "검찰은 국회 업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진상규명위원회의 성낙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진상규명위는 한 점 흐트러짐 없이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밝힐 것"이라며 "채동욱 대전고검장이 지휘하는 진상조사단의 활동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즉각 보완을 지시하고 필요에 따라 전면 재조사를 명하거나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조사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