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력 구두개입, 환율 1110원대 급등(종합)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0.04.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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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환시장에 대한 강력한 개입의지를 피력하면서 환율이 1110원대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1110원대에 대한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구두개입 뿐만 아니라 실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 7.8%를 기록하는 등 성장 서프라이즈와 삼성생명 상장 같은 이벤트로 인해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환율하락폭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로 정부가 대응조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0원 오른 1110.1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개장 직후 1103.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1104원 부근에서 횡보세를 나타내다 1시57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곧 이어 정부의 구두개입 사실이 알려졌다.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장중 강력한 시그널을 던지며 정부의 환율안정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국장은 "외환당국은 최근 과도한 원화 절상기대감에 따라 외환시장에 일방적인 쏠림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러한 쏠림으로 인한 환율 급변동시 시장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환율하락이 과도하다고 발언한 데 이어 김 국장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외환시장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던 김 국장의 구두개입은 정부가 이미 전투모드에 돌입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외환당국이 그동안의 미세조정을 넘어 개입 규모와 강도를 높이겠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구두개입 직전에 환율이 오름세를 보인 것을 근거로 정부가 구두개입 시점을 전후해 실개입까지 한 것으로 관측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100원이 무너지면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구두개입 또는 실개입까지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최근 펀더멘털 호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세에다 삼성생명 상장 관련 자금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따른 투기적인 수요를 차단하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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