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장병 애도기간인 27일 서울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의 성조기는 조기로 게양되어 있는데 비해(사진 오른쪽) 옆건물 문화관광부의 태극기는 조기가 아니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하지만 같은 시각. 바로 옆 건물인 문화관광부에 게양돼 있는 태극기는 조기가 아니다. 애도기간 내내 조기를 다는 게 아니라 '애도의 날'인 29일 하루만 조기를 걸기로 한 정부 방침이라는 게 정부의 해명이다.
애도 의식은 애도의 마음을 이끌어 내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다. 애도 기간을 정하고 애도의 날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한 것은 모든 국민이 함께 애도의 마음을 갖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우리 젊은이들의 명복을 빌자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분초를 아껴 쓰는 국정을 잠시 미루고 지난 26일 천안함 장병 분향소를 찾은 것도 이런 애도의 마음을 표시하려고 한 것이다.
사람의 진심은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말을 그럴 듯하게 하면 본심을 보지 못할 수 있지만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한다. 미국이 거는 조기를 우리 정부는 게양하지 않고 있는 것, 이것을 보고 진정으로 애도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