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대강 살리기 논쟁, 이제는 끝내야

문정호 환경부 차관 2010.04.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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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4대강 살리기 논쟁, 이제는 끝내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필요성과 환경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해서 가열되고 있다. 이에 그간 충분한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4대강 살리기가 왜 필요하고 어떤 내용들이 잘못 알려지고 있는지 말씀드리고자 한다.

우리는 해마다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재해복구를 위해 엄청난 돈을 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같은 고통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집중호우가 1.7배 증가했고 가을과 겨울의 강수량은 80년대 대비 10% 감소해 봄 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때문에 과거와 같은 사후약방문식 재해복구대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큰 틀은 강바닥에 쌓여있는 토사를 준설해서 물그릇을 크게 하고 강 주변에 유수지를 만들어서 큰 홍수에도 물이 넘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또 보(湺)를 설치해 물을 가두어 가뭄에 대비하고 비가 올 때는 물을 흘려 홍수를 예방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4대강에는 항상 일정한 양의 물이 흐르게 되어 수질이 좋아지고 주민들에게 수변여가공간을 제공하는 파급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보의 설치로 물 흐름이 막혀 수질이 나빠진다는 걱정이 많다. 하지만 4대강에 설치하는 보는 과거와 달리 물을 가뒀다 뺐다하는 가동보(可動湺)이고 오염물질을 줄이는 수질개선대책과 함께 추진된다.

준설과 보설치 등으로 13억 톤의 수량을 추가로 확보하게 돼 수질개선은 오히려 현재보다 좋아지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한강은 댐이나 보가 많이 설치되어 있지만 아이들이 멱을 감을 수 있는 1~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준설과정과 공사 중 발생하는 흙탕물에서 나오는 중금속으로 인한 수돗물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물론 흙탕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최신 공법을 적용하고 있지만 공사과정 중 흙탕물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 엄청난 양의 흙탕물이 쏟아져내려오는 홍수에도 수돗물 생산은 차질을 빚은 적이 없었다. 강바닥 토사에 포함되어있는 일부 중금속은 주변 논밭 등의 토양성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강물에 녹지도 않는다. 수돗물 생산과정에서 수시로 중금속 항목을 검사하고 있지만 한 번도 문제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즉 우리의 수돗물은 매우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많은 분들이 4대강 공사로 인해 하천 생태계가 훼손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는 생태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많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공사 중 일시적인 생태계 영향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물이 풍부해지면서 수생태계의 건강성이 향상될 것으로 본다.



80년대 중반 실시한 한강정비사업의 예에서 보듯이 사업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종이 2배 가까이 늘었고 숫자도 훨씬 많아졌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에 더해 보전가치가 큰 하천습지는 그대로 보전하고 대체습지를 조성한다. 멸종위기어종도 증식해 방류한다. 자연하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강가에는 생태습지가 조성될 것이다.

공사를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 순차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해마다 자연재해로 인한 고통이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완공해야 인명 재산 피해와 복구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한강이나 태화강 정비 사업을 통해 검증된 결과가 있기에 시범사업이라는 명분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듯 하다.

현재 4대강 사업은 보를 설치하기 위한 기초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화살이 활시위를 떠나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정확히 과녁에 명중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의 슬기와 지혜를 한데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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