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하는 구제역 테마株, 구제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0.04.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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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확산에 이상 급등…테마 잠잠해지자 급락으로 돌변

이달 중순 국내에서 소 구제역이 내륙지방으로 확산되면서 급등했던 방역·백신 관련주들이 급락하고 있다.

충북지역에서 구제역 발병 의심을 받던 한우들이 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데 따른 현상이다. 여기에 구제역 관련주로 묶인 종목들이 실제 구제역 확산에 따른 실적개선이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된 것도 급락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묻지마 테마' 투자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26일 코스닥시장에서 중앙백신 (10,780원 0.00%)의 주가는 가격제한폭인 14.9%(2550원) 하락한 1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잠잠하던 중앙백신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일. 인천 강화도지역에서 발생했던 구제역이 내륙지방인 김포에서도 발생했다고 알려지면서 부터다. 전국으로 구제역이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됐고, 동물용 백신과 방역제품 관련 주에 관심도 커졌다. 중앙백신의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51%나 폭등했다.



중앙백신은 동물용백신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광견병이나 조류독감 등을 예방하는 동물용백신을 만들지만 구제역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현재 구제역 관련 제품이 없고, 향후 개발계획도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이다.

방역소독기를 생산하고 있는 파루 (625원 0.00%)도 지난 20일부터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파루도 20일 이후 3일 동안 35%나 급등했다. 파루 역시 구제역 확산에 따른 매출 증대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파루가 방역소독기 분야에서 올린 매출은 무인방제기 12억4000만원, 소독기자동릴 20억원 등 총 32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이 회사 매출 208억원의 15%정도다. 파루의 주가는 지난 23일 고가 3220원을 고점으로 하락, 26일 종가 2320원을 기록했다. 고점대비 하락률은 28%다.


이밖에 이날 씨티씨바이오는 6.7% 하락했고, 제일바이오와 이-글벳의 주가도 각각 8.5%와 10.4%하락했다.

이들 업체들은 방역소독제를 생산하는 회사들이다. 구제역 발생에 따라 방역소독제의 매출이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내에 매출이 급증하긴 어렵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과거 구제역 발생했을 때 정부와 농가에서 이미 방역소독제를 사 놓았기 때문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신종플루 테마 때도 단순한 심리효과로 주가가 상승했던 종목들은 급등이전으로 주가가 회귀했다"며 "특히 급락기로 접어든 경우 수급이 붕괴돼 낙폭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테마가 인기를 끌 경우 실제 수혜가 가능한지 더 꼼꼼히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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