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가 된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4.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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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희생 장병 46명 장례 첫째날 풍경

↑천안함 침몰 사건 희생 장병의 유족이 25일 오후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 체육관에서 장례를 치르던 도중 오열하고 있다.↑천안함 침몰 사건 희생 장병의 유족이 25일 오후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 체육관에서 장례를 치르던 도중 오열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 희생자 장례식이 시작된 25일 오후 고인들의 분향소가 마련된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체육관 곳곳에서 통곡소리가 흘러나왔다. 정운찬 국무총리의 조문에 앞서 유족들의 헌화가 이어지면서 희생자의 영정 앞에서, 마련된 가족석에서 고인을 잃은 슬픔에 유족들은 크게 오열했다.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는 헌화를 하고도 영정 앞을 떠나지 못한 채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고 시신을 찾지 못해 산화한 것으로 간주된 고(故) 이창기 준위의 아들 산(13)군은 마련된 가족석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또 5월 9일 결혼을 앞두고 참변을 당한 고(故) 강준 상사의 어머니는 가족석에 마련된 고인의 이름을 부여잡고 "막둥아, 이렇게 바람처럼 가느냐"며 막내아들을 잃은 슬픔을 드러냈다. 이창기 준위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하다 쓰러져 구급차가 대기 중인 체육관 밖으로 실려 나갔다.

오후 1시 40분경 정운찬 총리와 국무위원 일행의 조문이 끝나고 일반인 조문이 시작되자 유족들은 지인 등 조문객을 맞아 고인의 생전 모습을 전해 들었다.



고(故) 김동진 중사의 어머니 홍수향씨는 고인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진해에서 자원해 평택까지 올라온 아들의 동기들에게 생전 모습을 전해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홍씨는 "아들이 어린 나이에 입대해서 철없이 굴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동기들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군생활을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휴일을 맞아 아버지를 졸라 조문을 온 초등학생이 있는가 하면 일손을 멈추고 고인에 예를 올린 시민도 있었다.


평택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이상국(55)씨는 "손님을 태워주다 조문을 하게됐다"며 "남의 자식이나 내 자식이나 같다. 편안하게 잠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이 열린 지 3시간여 만에 천안함 희생자들의 친지, 일반인 등 조문객 1800여명이 분향소에 들러 고인에게 예를 올렸다. 원활한 장례를 돕기 위해 해군 장병 500여명과 인근 봉사회 소속 자원봉사자 80여명이 손님맞이 등 일손을 도왔다.

나재봉 천안함 전사자 가족 협의회 장례위원장은 이날 "국민들의 관심과 신경써주신 김성찬 장의위원장, 해군2함대 사령부 관계자에 감사드리고 이렇게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미귀환자 6명의 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희생자들의 장례는 이날부터 5일간 치러지며 29일 2함대 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영결식이 거행된다. 영결식을 마친 고인들은 대전 현충원 합동묘역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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