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기 왔나" 故 박보람 하사 눈물 속 귀환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4.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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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사건 39번째 희생자 고 박보람하사 시신, 유족들이 기다리는 평택으로…

↑23일 오전 8시 42분 천안함 침몰 사건의 39번째 희생자 고(故)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귀환했다. ⓒ사진=이동훈기자 photoguy@↑23일 오전 8시 42분 천안함 침몰 사건의 39번째 희생자 고(故)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귀환했다. ⓒ사진=이동훈기자 photoguy@


23일 오전 8시40분쯤 흐린 서쪽 하늘에서 공군 수송헬기 'HH'가 굉음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의무대에 대기하던 가족 15여명은 일제히 천막 옆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빠른 속도로 날아온 헬기는 의무대 건너편 헬기장에 도착, 고인의 넋을 위로하듯 뱃고동 소리가 울려퍼졌다.

지난 22일 오후 9시20분쯤 침몰한 천안함 연돌에서 발견된 고(故)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유족들이 기다리는 해군 2함대 사령부로 도착했다. 찾지 못할 뻔한 시신을 찾았다는 안도감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유족들은 오열하고 또 오열했다.



헬기에서 내린 시신이 구급차에 실려 출발하자 의무대 입구에 서있는 예복차림의 도열병은 일제히 차려 자세를 취했다. 아들, 동생, 손자의 시신이 도착할 시간이 다가오자. 가족들은 더 크게 통곡했다.

박보람 하사의 할머니는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손자를 보기 위해 앞으로 나가려 했으나 군 관계자의 만류가 이어지고 결국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고인의 할머니는 구급차가 도착하자 "우리 보람이 왔나. 우리 애기왔냐"며 앞으로 나왔다.



도착한 구급차에서 박보람 하사의 아버지 봉석씨가 내리자 박 하사의 할머니는 침통한 표정의 박씨를 안아 위로했고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오열하던 고인의 어머니 박영이씨는 아들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른 가족들은 박하사의 이름을 부르며 흐느끼고 어머니 박씨를 얼싸안으며 위로했다.

흰 천에 싸인 박 하사의 시신은 곧바로 의무대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박하사의 아버지 등 유족 2명이 마지막 시신 확인 절차인 검안을 위해 뒤따라가고 가족들은 대기했던 천막으로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의무대에 나와 있던 고인의 선후배 동료들은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오열하는 박영이 씨를 위로했고 다른 가족들 역시 서로를 부둥켜안고 위로하며 고인을 맞이하는 슬픔을 나눴다.


39번째로 수습된 고(故) 박보람 하사의 시신은 검안절차를 마친 뒤 함대사령부 내 마련된 임시시신 안치시설에 보관된다. 박 하사의 시신이 천안함 연돌에서 발견됨에 따라 미귀환 장병은 7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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