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1원 내린 1107.8원에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15일 기록한 1107.5원 이후 최저치이고, 리먼 사태 발발 직전인 2008년 9월10일(1095.5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여기에 아시아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역내와 역외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환율 하락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2771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하락이 경기회복에 따른 추세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안팎까지 추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국의 미세조정으로 그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한 외환딜러는 "최근 당국의 개입이 방향을 트는 것이 아니라 변동 폭을 줄이는 선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면서 1050원 안팎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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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환당국은 올 들어 2월까지만 45억 달러 가량 달러를 사들이며 적극적으로 미세조정(Smoothing Operation) 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해 당국의 개입 규모는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국제수지표상 준비자산 증감으로 근사치를 추정할 수 있다. 준비자산은 외환당국의 달러 매입 등 실거래에 따른 증감을 나타내는 데, 지난 1월 52억5000만 달러가 증가했고, 2월엔 7억1400만 달러가 감소했다. 4월 들어 원/달러 환율 변동이 커지고 있어 준비자산이 상당 규모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한은이 발행한 통화안정증권 규모는 3조2000억 원 가량이다. 통안증권은 정부와 한은이 외평기금과 발권력을 동원해 달러를 사들이면서 풀린 원화를 회수하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유동성 조절 수단이다. 2월 말 현재 통안증권 잔액은 152조4000억 원에 달한다. 환율하락을 위해 달러를 사들임으로써 늘어나는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막대한 이자가 나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