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 일정변경, 골드만 악재..삼성생명 상장은?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10.04.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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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대란 따라 IR일정 변경.차질 없어…삼성電주가 상승.인덱스물량 건재

국제 금융계와 유럽이 골드만삭스 쇼크와 화산폭발로 시계(視界) 제로(0) 상태에 빠졌다. 이런 상황의 한복판에서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삼성생명 상장 작업의 시계는 어떨까.

금융계와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 주변과 내부 상황이 다소 엇갈린다면서도 상장 준비와 공모가 산정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 내부에서 우선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후 항공 대란에서 빚어지는 회사 기업설명회(IR) 등의 차질 여부다. 실제로 이수창 사장 일행은 항공대란으로 5일간 영국에 고립됐다 열차 등을 이용해 프랑스로 빠져나가는데 성공한 상태다.

이수창 사장은 당초 영국(런던, 에딘버러 등)과 프랑스 파리 등을 거쳐 미국 뉴욕에서 IR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싱가포르 쪽에서 일정을 시작한 한종윤 부사장(재무총괄)도 스코틀랜드를 들렀다 다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을 거쳐 미국 보스턴 등을 돌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사장이 유럽을 빠져나가지 못 하자 한 부사장은 급히 일정을 바꿔 유럽을 건너뛰고 뉴욕 쪽에 도착해 변경된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회사 쪽은 당초 일정이 바뀌긴 했지만 가급적 많은 투자자를 회사 최고경영진이 성의 있게 만나고 대하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 미국 등의 현지 투자법인 쪽의 활동을 강화하고 화상회의 등을 통해 이 사장과 한 부사장이 투자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상장 주관사 등과 삼성생명 쪽의 걱정은 또 있다. 삼성생명 상장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소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증시의 경색이 우려되는 것. 골드만삭스는 자체적으로도 삼성생명 800만주(인수금액 7200억 ~ 1조원 추산)을 인수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삼성생명은 "해외로드쇼는 홍콩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삼성생명 상장은 미국내 거래와 관계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내 금융당국 등에서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생명은 시가총액 비중이 커서 인덱스 수요가 많고, 삼성그룹주 펀드가 반드시 채워야 하는 물량이 있어 최근 금융상황에 따른 영향으로 공모가가 크게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생명이 상장될 경우 관련 인덱스펀드 수요가 최소 643만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IBK투자증권은 “골드만삭스 사태가 삼성생명 등 국내 금융주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외인들의 차익 실현 욕구는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에는 긍정적인 내적 요인도 있다. 회사의 실적도 금융위기 직후보다 현저히 개선(2009년 4 ~ 12월 순익 6521억원, 2008년 4 ~ 12월 3424억원)된 데다 삼성생명이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7.5%) 주가가 급등한 것.

동부증권은 “삼성생명의 가치는 삼성전자 (62,600원 ▼400 -0.63%) 주가와 밀접하게 관련된다”며 “3월 이후 가파른 삼성전자 주가 회복을 삼성생명 가치 평가에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사상 최고가인 87만500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금융위기 직후(40만3000원, 2008년 10월27일)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삼성생명은 오는 22 ~ 23일 수요예측을 거쳐 27일 공모가액이 확정된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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