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지방은행 가운데 5곳(부산·대구·제주·경남·광주은행)이 강남에 영업점을 두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서울 중에서도 특히 강남과 여의도 인근에 영업점을 확대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서울지점은 기업체를 직접 찾아 대출을 끌어오는 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우량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테헤란로 일대가 영업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말했다.
영업할 수 있는 반경이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다보니 영업점 실적도 우수하다. 선릉역에 위치한 대구은행 강남영업부의 경우 지난해 7월 강남지점과 서초역지점을 통합한 후 은행 전체 영업평가에서 지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작년 1년 동안 대출은 1000억 원, 예금은 2500억원을 늘렸다. 영업이익은 80억 원을 상회했다.
강남, 여의도, 을지로 등 3곳에 영업점을 두고 있는 부산은행의 경우도 비슷하다. 전체 70개 기업점포 가운데 지난해 영업평가에서 여의도지점은 7위, 강남지점은 11위, 을지로에 위치한 서울영업부는 9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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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금융회사들이 밀집해 있어 동향을 파악하기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웬만한 건물에는 은행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후보지를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비싼 임대료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강남'이라는 이름이 주는 프리미엄 때문에 금융사들이 이 지역에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임대료나 주변 물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싼 편"이라며 "규모가 작은 금융사의 경우 1층 보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2,3층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의도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곳 역시 강남처럼 금융회사와 기업체들이 몰려 있고 임대료가 비싸지만 6개 지방은행 가운데 3곳(부산·경남·광주은행)이 입성해있다.
이미 강남과 여의도 일대에 자리를 차지한 일부 지방은행들은 강북 등의 지역으로 영업망을 확장하기 위한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주은행은 지난달 29일 역삼동에 있던 기업금융지점을 명동으로 이전하면서 가계와 기업금융을 통합하는 지점을 문을 열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제주 지역 출신 고객들을 더 많이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다.
강남, 여의도, 양재, 을지로 등 4곳의 서울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는 광주은행은 올해 안으로 구로디지털단지에 영업점을 낼 계획이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현재 강남 지점이 내는 예금이나 대출 실적규모가 지역 지점에 비해 10배 정도는 많은 편"이라며 "서울 지역의 수익성을 확장하기 위해 공단 지역을 집중 타깃으로 삼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