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다음 타자는 BOA?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0.04.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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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07 CDO 거래 규모 1위…라보뱅크로부터 CDO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골드만 삭스의 부채담보부증권(CDO) 거래 사기혐의 제소는 시작에 불과할 뿐. 월가 누구도 유사 상품거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CDO 거래와 이와 연관된 헤지펀드 등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며 다음 칼날이 어디로 향할 지 주목되고 있다. CDO 거래 규모면에서 골드만삭스를 크게 넘어서는 미 금융사들이 수두룩한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골드만삭스의 뒤를 이어 가장 먼저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톰슨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2006년~2007년 BOA-메릴린치는 모두 299건, 1460억달러 규모의 CDO 거래를 했다. 2006년 미 CDO 시장의 17%를 점유했으며 2007년에는 15%를 차지해 명실상부한 미국 최대 CDO 거래 금융기관으로 손꼽혔다.



이 기간 골드만 삭스는 40건(224억달러)의 CDO 거래를 해 전체 11위권에 머물렀다. 그만큼 BOA-메릴린치가 골드만삭스와 유사한 혐의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은 높다.

크레디트 스위스(CS)도 BOA-메릴린치를 CDO 거래로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금융사로 지목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S는 19일 보고서를 통해 "BOA-메릴린치는 골드만삭스와 유사한 CDO 거래를 한 최대 은행"이라며 "이번 사태는 단순히 골드만삭스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BOA-메릴린치는 이미 네덜란드 라보뱅크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라보뱅크의 조나단 피커드 변호사는 "라보뱅크는 메릴린치로부터 골드만삭스 사태와 유사한 CDO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라보뱅크는 지난해 6월 BOA-메릴린치를 뉴욕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BOA-메릴린치는 CDO 사기설을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브라이언 모니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 "골드만삭스와 같은 CDO 사기에 BOA가 연루된 사실이 없다"라고 밝혔으며 메릴린치의 빌 핼딘 대변인은 "일년전 라보뱅크의 소송과 메릴린치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JP모간체이스와 씨티그룹도 CDO 사기에 대한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2006년~2007년 JP모간은 241건(950억달러)의 CDO 거래를 추진해 거래 규모면에서 BOA-메릴린치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157건(900억달러)의 거래를 한 씨티그룹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유럽 은행권에서는 도이치뱅크와 UBS가 골드만삭스와 유사한 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도이치뱅크의 헤지펀드 고객 가운데에는 골드만삭스에 CDO 발행을 의뢰한 폴슨 앤 코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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