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윤증현 "은행세, 자금유출 문제겪는 국가에 도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0.04.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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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은 시기상조, 외국 자본 규제 공조 범위내에서 필요한 조치 할 것"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은행세 도입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위기시 자금유출로 보편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머징국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G20 은행세 도입에는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며 "자금유출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 방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세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출구전략과 관련, "균형있는 평가나 판단을 통해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금리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 시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일부 출구전략은 재정 금융 통화 등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증현 장관의 일문일답.

-은행세 논의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스탠스가 무엇인가?
▶ 일부에서는 은행세를 오바마 택스(tax)라고 부르고 또 뱅크레비(Bank levy)라고도 얘기한다. 은행세는 G20 회의에서 하나의 어젠다로 다뤄질 전망이다. 은행세는 우리나라와 중요한 관계가 있는 문제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일치시키는게 바람직하다.

우리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부적으로 어떻게 규제를 가져갈지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 500억불 이상 대형 금융기관에 대해 매년 0.15%의 세금이나 수수료 등을 부과해 향후 10년간 900억불 혹은 12년간 1170억불 모아서 그동안 미국이 부실금융기관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보상하는 계획(scheme)이 7월 하반기부터 발효가 예정돼 있다. 하원에서는 일부 다른 안도 제출되고 있다.


은행세는 결론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느 한나라만 부담을 주게 되면 부작용이나 후유증 겪을 개연성 배제할 수 없다. 또 은행세 부과시 이를 개인 고객들에게 전가해 금융거래 위축시킬 수 있다.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자금 흐름을 보면 상황이 좋을 때는 유입됐다 국제시장이 나빠지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

자금유출에 대해 실질적이거나 구체적 방법이 없다. 은행세에 대한 국제적 논의는 우리나라만 아니라 이머징 국가가 갖고 있는 보편적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천안함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나 금융에 주는 파장을 최소화하고자 하는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시장이 차분하게 대응해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정부의 신속한 대응, 시장의 합리적이고 차분한 반응, 재정건전성 등을 긍정적으로 보고 국가 신용등급 상향했다.

국내적 사안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논쟁할 수 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우리가 소규모개방 경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하나된 목소리로 대처해야 한다. 다른 나라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만큼 경제에 영향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를 기소했다. G20의 금융규제에 대해 이 사건이 영향을 줄 수 있나?
▶SEC는 증권감독기관으로 미국 각종 증권 관계기관의 행태에 대해 감독 종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골드만삭스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제제하거나 기소한 사례가 많이 있다. 투자은행(IB)의 도덕성을 놓고 월가와 메인스트리트의 알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라 주목을 더 받고 있을 뿐이다. 통상적 업무 처리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G20나 전체적 금융 규제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위안화 관련 문제 논의되나?
▶특정 국가의 환율을 공개적으로 논의한다면 제한적인 범위일 것이다. 최근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재균형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국이 하고 있는 환율 제도나 정책방향 운용 등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논의는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보조금에 대한 논의는?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 단계는 아니다. 에너지 보조금에 대한 정의를 논의하는 단계다. 각국이 스스로 에너지 보조금을 판단해서 내용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정리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세 관련, 외환시장 규제나 외화차입 규제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는가?
▶ 외국 자본을 보는 시각은 공정하고 편견이 없어야 한다. 외국 자본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외국 자본 도입에 관한 문제도 국제 공조 체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독자적으로 외국 자본에 불리한 조치나 터부시하는 부정적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다.

- 22일 열리는 금융권 분담방안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에서는 무슨 논의가 오가나?
▶ 화폐금융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가진 교수나 연구진들 모시고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자리다. 전문지식을 보충하고 의견교환을 통해 사전 준비하는 것이다.

-출구전략 논의는?
▶많은 지표가 호전되고 밝은 신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국제 금융시장 불안 요인 등 불확실성 요인도 있다. 민간 자생력이 본격 회복되고 있냐는 질문에 선뜻 긍정적이란 생각을 내기 어렵다. 아직은 본격 출구전략 시행 시기 이르다. 다만 일부 출구전략은 재정 금융 통화에서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많은 부분을 정상화시켜가고 있다. 필요한 통화조절도 이뤄지고 있다.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균형있는 평가나 판단이 가능하다.

-의장국을 맡는 소회는?
▶업무 부담이 보통이 아니지만 행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힘든 것을 보람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

-유럽 장관들이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따른 항공 결항으로 참가 못할 수 있나?
▶ 아직 확실하지 않다. 좀 더 두고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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