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가족 "함미내부 보기 처참해"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4.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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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관계자 "좌측 하단부에서 우측 상단부로 엄청난 충격"

천안함 침몰사건 미귀환 장병 가족이 19일 오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옮겨진 천안함 함미를 둘러본 가운데 최수동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 언론 담당이 함미 내부 상황을 전했다.

최수동 씨는 19일 오후 해군 2함대 사령부 현장 보도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관 조종실 부분이 통신기기 하나밖에 없었다"며 "(생존 장병의 증언을 취합한 결과) 기관조종실에 실종 장병 5명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어 "(인양 시 현장을 지켜본) 참관단으로부터 식당에 식기 등이 어지럽혀져 있다고 들었는데 시신을 수습할 때 어느 정도 정리된 듯하다"면서 "침실에 글어가 보니 침대나 관물대 구석구석 진흙이 많아 보기 처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함미)좌측 하단부에 우측 상단부로 뭔지 모를 엄청난 힘이 가해져서 폭발한 것"이라는 군 관계자의 설명도 전했다.



이날 함미 내부 수색에는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미귀환 장병 가족 9명 가족 협의회 실무진 2명 등 총 11명이 참가했다. 일부 가족은 실종 장병이 평소 사용하던 관물대와 물품을 확인했지만 민군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의 조사가 남아있어 물품을 수습하진 못했다.

합조단 측은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가 끝난 뒤 희생자의 유품을 수거해 가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은 최수동 씨와의 일문일답.

- 함미 내부 상황을 설명해 달라.
▶제일 먼저 간 곳이 기관조종실인데 보자마자 주저앉았다. 통신기기사 하나 남아있고 아무것도 없다. 외벽 천장이 없고 절단부분이 조리실 중간쯤이다. 이후 아무것도 없고 기관조종실에 실종 장병 5명이 있을 것 추정했으니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식당은 어느 정도 정리가 돼 있었다. 처음에 현장 참관단에게 들었을 땐 식기 등 여러 물품이 나뒹굴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이후) 침실에 들어가니 침대라든지 관물대 구석구석 진흙이 많아 보기에 처참했다. 직접 보니 눈물조차 안 나왔다.

또 후부에 72mm 주포실 문이 열려있어 들어가니 화장실과 중사휴게실에 포탄이 굴러다녔다.



탈의실에는 쓰레기가 있는 것 외에는 깨끗했다. 터빈 엔진실 같은 경우 안전문제로 내려가진 못하고 위에서 내려다 봤는데 비참하고 처참하더라.

- (희생 장병의) 유품은 수습했나.
▶두명 가량이 희생 장병의 이름이 붙어있는 관물대를 찾아 전투복 등 개인 소지품이 있는 것은 확인했다. 그러나 가지고 나오는 것은 안된다. 합조단 조사 후에 개인별로 전달해 준다고 한다.

- 가족들은 어떤 말을 했는가.
▶기억나는 말이 하나 있다. 한 아버님이 (아들의 이름이 적혀있고) 잠겨있는 관물대를 발견하고 "그래도 아들 관물대는 멀쩡하다"며 미소 지었다. 관물대에 아들 전투복이라든지 물건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한 것 같다) 그 모습을 지켜본 저는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프더라.



- 일부 가족은 다 둘러보지 못하고 나왔다는데.
▶가족들이 전부 둘러 봤다.

- 가족들이 함미를 둘러보고 위로를 받았는가.
▶(가족들이 함미 수색을 마치고) 직접 눈으로 보니까 그리 슬퍼하는 모습은 안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실을 인정하는 듯하다.

- 절단면 을 봤는데 사고원인 추론은.
▶우리 예상과 같다. 피로파괴, 내부폭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군 관계자가 이것은 좌측 하단부에 우측 상단부로 뭔지 모를 엄청난 힘이 가해져서 폭발한 것이라 설명했다. 가스터빈실 위에 기관조종실이 위치하는데 천장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외부에서 강한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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