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메릴린치 기소 소식에 미국 증시가 급락한데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화산재가 빠르게 확산, 유럽 전역 물류망이 마비돼 IT 수출주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19일 오후2시22분 IT 대표주 삼성전자 (81,500원 ▼100 -0.12%)와 LG전자 (110,900원 ▲1,700 +1.56%)는 각각 2.5%, 1.2% 떨어졌다. 삼성SDI (354,000원 ▼7,000 -1.94%)는 1.8% 하락했고 LG디스플레이 (11,470원 ▲720 +6.70%), 하이닉스 (236,500원 0.00%)도 2.9%, 3.3% 밀렸다. 동부하이텍 (48,900원 ▲550 +1.14%) 역시 1.4% 하락했다.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장비 관련주도 대거 하락했다. 탑엔지니어링 (5,310원 ▲30 +0.57%), 주성엔지니어링 (37,350원 ▲2,650 +7.64%)은 각각 2.5%, 3.9% 하락했고 DMS (6,450원 ▲160 +2.54%), 에이디피 (991원 ▲68 +7.37%)도 0.9%, 0.8% 떨어졌다. TFT-LCD BLU(백라이트유니트) 관련주인 미래나노텍 (14,750원 ▼200 -1.34%)은 3% 하락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동·서유럽 주요지역 항공노선의 80%가 결항되는 등 항공물류가 거의 마비된 상태다. 화산재는 여전히 확산 일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18일 대국민 안전공지를 통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한 관문 역할을 하는 공항들이 폐쇄 또는 운항 중단된 상태"라며 "항공 일정이 정상화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증권가에서는 그러나 항공노선 폐쇄가 1개월 이상 장기화되지 않는 한 IT 관련주에 미치는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유럽 수출 비중이 큰 휴대폰 부문이 가장 피해를 입겠지만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사태가 1~2주 내로 정상화된다면 재고 물량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도 "LCD패널의 경우 보통 한 달 분량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고 아직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6월 월드컵을 대비한 수요가 있겠지만 이를 대비해 확보해 둔 물량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외수출시 항공을 주로 이용하는 메모리 등 반도체 부문도 피해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 물류중심지는 동유럽에 있고 항공 운송이 불가능할 경우 부피가 작아 대체 운송수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물 시장 가격이 많이 오를 수는 있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으면 피해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IT 관련주가 하락하는 것은 그동안 주가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과 미국발 악재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의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