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미내 침구류 뒤죽박죽… 너무 처참"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4.19 10:00
글자크기

천안함 미귀환 장병 가족 8명, 19일 오전 함미 둘러봐

지난 15일 인양돼 평택으로 돌아온 천안함 함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미귀환 장병 가족들은 정작 들어간 함미 일부만 보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펄과 부서진 구조물, 악취 등으로 내부 환경이 여의치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족의 생활공간이 무참히 훼손된 것을 보고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천안함 미귀환장병 가족 8명과 실종자 가족 협의회 실무진 2명 등 10명은 19일 오전 7시부터 1시간가량 천안함 함미를 둘러봤다.



함미 수색을 마치고 나온 강태민 일병의 아버지 영식 씨는 "(아들이) 쓰는 물건이라도 확인하고 싶었는데 몇 개 찾아보다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너무 처참하다"면서 "함미 안에는 일부 집기들은 정리돼있으나 (장병들이 사용하던) 침구류들이 뒤죽박죽 엉켜 있었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어머니의 다리를 고쳐주겠다며 월급을 모았던 박보람 하사의 어머니 박영이씨 역시 "(박 하사의 아버지가) 들어가다 말았다더라. 가슴이 아플 것이다. 나라도 못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내부 정리가 돼서 (아들이 쓰던) 사물함이라도 찾길 바랐는데 어느 것인지 몰라서 찾을 수 없었다"고 전하며 "진짜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미귀환 장병 가족들의 바람은 장병들이 앞으로 인양될 함수에 있는 것. 미귀환 장병 가족들은 "함수 쪽에 (아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기다린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박영이 씨는 "아들이 발견돼 시신이라도 눈으로 확인하면 이후 눈을 기증이라도 하고 싶다. 평생을 장님, 귀머거리로 살아도 좋으니 아들을 찾고 싶다"고 말해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19일 오전 10시 현재 해군은 미귀환 장병 가족의 함미 수색을 종료된 뒤 함미에 장책돼 있던 유도탄, 어뢰 및 탄약 분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천안함 함미는 20일 육상 부두로 옮겨져 본격적인 사고원인 규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