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M&A 앞두고 돌연 인사.. 배경은?

더벨 이상균 기자 2010.04.1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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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전무 등 핵심 인력 대기발령

더벨|이 기사는 04월15일(13:2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매각이 진행 중인 한글과컴퓨터 (22,650원 ▲200 +0.89%)(이하 한컴)가 핵심 임직원들을 권고사직 또는 대기발령하며 물갈이에 나섰다.



소프트웨어(SW) 업계는 자금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영익 한컴 대표와 김영민 전 셀런 대표가 한컴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위해 대폭적인 인사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지난달 영업 및 마케팅총괄인 김수진 전무와 영업팀장 1명을 전격 대기발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대기발령 즉시 사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났다.



김 전무는 한국HP, 삼성전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2007년 1월 한컴에 합류했다. 2008년 4월부터 2009년 7월까지 한컴의 대표직을 맡는 등 한컴의 핵심 멤버로 평가받고 있다.

한컴은 김 전무가 퇴사한 직후 영업과 마케팅 부서를 분리하고 그 자리에 셀런과 삼보컴퓨터 등에서 근무한 본부장들을 영입했다.

이에 앞서 한컴은 마케팅을 담당했던 강모 이사를 같은 방식으로 대기발령했다. 강 이사는 지난 3월 ‘한컴오피스 2010’ 출시를 발표한 직후 회사로부터 대기발령을 받고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SW업계 관계자는 “개발부서를 제외한 영업, 마케팅, 관리부서의 본부장 자리를 셀런과 삼보컴퓨터에서 근무한 인사들이 채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한컴의 갑작스런 인사와 관련 '경영권 상실을 우려한 김영익-김영민 형제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검찰 조사로 김영민 전 셀런 대표가 계열사 경영에서 자의반 타의반 물러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동생이 대표로 있는 한컴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갑작스런 인사를 통해 자기 사람을 심고 있는 것 같다"고 귀뜸했다.

한편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6월 셋톱박스 제조업체 셀런 계열에 피인수됐지만, 셀런이 인수자금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사실상 한글과컴퓨터 경영권을 확보한 경기상호저축은행 등 담보채권자들이 채권 회수를 위해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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