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등급 'A1' 외환위기 이전 수준 회복

김경환 기자, 안정준 기자 2010.04.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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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등급 상향에 증시 급등, 환율 급락…"韓 경제 회복력, 재정건전성" 극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4일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A1은 5번째로 높은 신용등급이다. 무디스는 또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으로부터 처음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수준 등급을 회복했다. 무디스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7년 12월 1달 사이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Ba1'으로 6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지난 2007년 7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A2'까지 올렸지만 이후 2년 9개월째 이 등급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을 한 차례도 강등당하지 않는 저력을 보여줘 국제 사회에 큰 인상을 심어줬고 이번에 13년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무디스의 톰 번 한국 담당 애널리스트(부사장)는 "한국 경제가 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글로벌 위기에서 신속하게 빠져나오는 회복력을 보여줬다"며 "정부 정책도 성장세가 지속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번 부사장은 "한국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0.2% 성장했고 올해는 재정지출이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5%의 강력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극찬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무디스 평가를 통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이 튼튼하고 복원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금융 건전성이나 북한 문제가 경제에 별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정부의 설명을 무디스 측이 잘 이해했다"고 밝혔다.

허 차관은 "무디스가 오해하고 있던 금융부문 외화부채 문제를 잘 설명했고 천안함 사고 발생에도 시장이 큰 변동성 없이 차분하게 소화해낸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 "6자회담이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과 한국이 바라는 대로 회담이 평화롭게 진행된다면 통일비용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논리를 무디스에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증시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소식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4.74포인트(1.45%) 오른 1735.33을, 코스닥지수는 3.16포인트(0.62%) 상승한 509.69를 기록했다. 환율도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70원(1.04%) 내린 1112.20을 기록했다.



한편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도 오는 6~8월 한국의 신용등급 평가를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로 피치는 'A+'로 부여하고 있다.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S&P와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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