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스마트폰 뱅킹 경쟁, 누가 승리할까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도병욱 기자 2010.04.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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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뱅킹을 잡아라]<1-2>은행의 스마트폰 뱅킹 전략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시장이 이렇게 빨리 성장할지 몰랐습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은행들은 스마트폰 사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서비스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최근 은행권의 실무 담당자들이 스마트폰 뱅킹의 진화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뱅킹이 은행 실무자들도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은행들의 스마트폰 뱅킹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은행권에서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12월 업계 처음으로 아이폰뱅킹 서비스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자 기업, 신한은행이 잇따라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16개 은행은 공동 서비스를 개발에 합의하고 이달 말 반격을 노리고 있다.

다만 대형 은행들이 속속 독자적인 서비스 출시에 나서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은행들의 서비스 개발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 기업은행 시장 선점=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경쟁에 불은 당긴 것은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전담팀을 설치하고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들어갔다. 당시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4월 국내 휴대폰의 위피(WIPI:한국형무선인터넷플랫폼) 탑재가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위피가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출시 시점은 물론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서비스 출시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이 일단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후에도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시장에서 '최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윈도모바일과 이달부터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뱅킹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했다. 삼성전자에서 준비하고 있는 바다 OS에 대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도 '최초' 타이틀을 놓치지 않을 태세다.


기업은행 (14,240원 ▲150 +1.06%)도 지난 1월 아이폰 뱅킹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으며 스마트폰 뱅킹에 뛰어들었다. 기업은행은 시장 선점 일환으로 당초 하나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아이폰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안 관련 심의가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지면서 지난 1월13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형은행 고위 관계자는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기업은행은 초기 연착륙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지고 시장에 뛰어들어든 것 사실"이라며 "독자적인 개발이 서비스 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 서비스 출시, 이상기류 감지=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지난해 11월, 16개 은행이 참여하는 모바일금융협의회는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서비스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참여하기로 했으며 일단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뱅킹을 우선 출시하기로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분과위원회 의결을 거쳐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서비스 개발은 금융결제원이 위탁 받아 4월 출시를 목표를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출시 시기는 4월 말로 다소 늦춰졌다.

일각에서는 서비스 개발 일정이 너무 빡빡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시장 선점에 나서자 출시를 최대한 앞당겼다"며 "이 때문에 일정을 맞추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공동 서비스 전선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공동 개발을 준비하던 은행들이 독자적인 서비스를 출시한 것. 지난해 기업은행이 아이폰 뱅킹을 출시한 데 이어 신한은행이 지난달 독자적인 아이폰 뱅킹을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또한 14일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였다. 우리은행 역시 오는 27일 아이폰뱅킹을 따로 내놓을 계획이며 국민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독자적인 출시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금융협의회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은행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독자적인 서비스를 개발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며 "은행들의 OS(운영체제)별로 독자적인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비스 경쟁 이제부터=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모바일 스마트폰 경쟁이 이제부터라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의 무선인터넷과 GPS위치항법장치), 중력센서는 물론 가상현실을 실사처럼 보여주는 증강현실 등의 기능이 접목되면 또 다른 강력한 서비스가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스마트폰뱅킹의 쿠폰 지급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앞으로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쿠폰을 지급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인 '하나N머니' 역시 하나은행의 생활밀착형 서비스 중 하나. 이 애플리케이션은 하나은행의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보다 더 인기가 많다. 현재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과 '하나N머니'의 연동을 개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증강현실을 이용한 자동화기기(CD/ATM) 및 영업점 찾기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로 주변을 비추면 인근 자동화기기와 영업점이 카메라에 표시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의 차별화 전략은 모바일 웹을 활성화 시키는 것. 스마트폰으로 신한은행 홈페이지에서 가능한 거래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현재 신한은행 밖에 없다.

16개 은행의 공동 서비스도 메뉴 등 UI(사용자환경)이나 부가 서비스 등은 자율적으로 개발하도록 해 시장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웹을 통해 더 다양한 거래가 가능해 애플리케이션과 병행 서비스하면 시너지가 더욱 커진다"며 "이밖에도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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