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전기車 수혜주, 엑큐리스에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10.04.1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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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이전잡음에 前경영진 배임의혹… 주가, 한달만에 반토막

한때 전기차 관련 수혜주로 부각됐던 엑큐리스 (0원 %)가 경영권 이전을 둘러싼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전 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관련 송사도 잇따르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제조업체인 엑큐리스는 지난달 17일 엠에이씨제일차유한회사와 한국기술투자(KTIC) 컨소시엄이 보유 중이던 경영권 및 지분 770만주(16.1%), 신주인수권 522만6000주를 프랑스계 투자회사인 그린골드홀딩스(GGH)에 넘겨 대주주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엑큐리스는 그러나 이달 8일에는 주가급락에 따른 조회공시를 통해 "경영권 이전이 완결되지 못했다"고 번복했고, 13일에서야 "경영권 양수도계약서상의 회사 발행 신주인수권증권 추가 매매계약이 이행 완료됐다"고 밝혔다.

엑큐리스는 경영권 이전이 지연된 사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및 감독당국에 따르면 GGH가 브릿지론를 활용해 엑큐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공동투자자들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 GGH와 함께 엑큐리스 인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인수 완료 이전에 엑큐리스 주식을 사전에 처분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발견돼 경영권 이전이 늦춰졌다는 것이다.

처분 시점은 '전기차 테마'를 등에 업고 우회상장을 계획하던 전기차 생산업체 CT&T 인수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때인 것으로 알려졌다.

CT&T는 숱한 우회상장설을 뒤로 하고 지난달 16일 IT업체인 CMS와의 합병을 선언했다. 합병 발표 전날에는 엑큐리스가 CT&T를 인수하는 것처럼 포장된 '괴보도자료'가 언론에 배포되기도 했다.


엑큐리스는 이후 주가급락 등 홍역을 앓으며 지난달 30일 열린 주총에서는 "나머지 사업을 삭제하고 PCB 사업에 집중한다"고 정관을 변경했다. 전기차 관련 사업에는 뛰어들지 않겠다는 점을 천명한 셈이다.

엑큐리스는 경영권 이전 완료와 동시에 지난달 주총에서 이사로 새로 선임된 손영석 전 신흥증권 영업본부장과 신부식 전 청와대 에너지산업전문위원회 위원을 신규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최대주주인 GGH는 최모 전 사장이 엑큐리스의 자회사인 에이앤시인베스트먼트가 CT&T에 투자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임의대로 CT&T측에 되팔았다는 의혹이 발견돼 최 전 사장을 해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GGH는 조만간 최 전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공동투자자 박모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에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5일 2050원까지 치솟았던 엑큐리스 주가는 1000원선으로 '반토막'이 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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