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부동산시장 '초토화' 논란

김수홍 MTN기자 2010.04.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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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정부가 무주택 서민을 위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이 오히려 주택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거래가 끊기고 미분양이 쌓이는 부작용이 많아 속도조절이 필요하단 겁니다. 김수홍 기잡니다.





< 리포트 >
이달 초 경기도 고양삼송지구에서 분양된 민간 아파틉니다.

중소형 면적에 분양가도 삼송지구 내에서 가장 저렴해 만 5천 명이 둘러볼 정도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청약결과 1순위에선 전체 900가구의 40%도 못 채웠고, 결국 3순위까지도 73가구가 미달됐습니다.

가까운 1차 보금자리 원흥지구에 비해 3.3제곱미터당 2백만원 가량 비싼 것이 청약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민간 분양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1차, 2차, 3차로 쏟아지는 보금자리주택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인터뷰] 정태희 / 부동산써브 연구원
"보금자리주택은 시세보다 15~30%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민간건설사들은 되도록 보금자리주택과 맞물리지 않도록 분양시기를 조정하는 등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과 민간분양의 청약통장 종류도 다르고 수요 계층도 다르다며 이른바 '보금자리주택 쇼크'는 없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본격 공급 이후 수도권 공급량의 50% 이상을 공공주택이 차지하는 등 민간주택 '구축효과'가 나타나고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아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
"보금자리주택을 사전청약이란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을 일반청약으로 전환하면 1년 정도 공급을 미룰 수 있습니다. 일반청약으로 돌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되려면 무주택자로 매달 10만원씩 꼬박 15년은 청약저축을 내야 합니다.

수혜자가 많지 않단 얘깁니다.

그런데도 민간 아파트 미분양이 나고, 주택 거래가 얼어붙는 건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보금자리주택에 맞춰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박원갑 / 스피드뱅크 부사장
"일반수요자 입장에서 보금자리주택이 본인들과는 상관 없는 얘기지만, 보금자리주택을 주택구매의 기준점(anchor point)로 삼고 있기 때문에 비싼 분양가나 아파트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형태입니다."

더구나 부동산 가격 하락기엔 가격이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안전자산' 형태로 인식돼 주택수요자들의 쏠림현상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단 분석이 많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수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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