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vs 어도비 '끈질긴 악연'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04.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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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아이패드의 플래시 금지로 소송 고려중

-80년대엔 양측 모두 돈독한 관계
-어도비, 수년간 윈도우용 SW만 제공
-"잡스, 어도비 배신에 복수 나선 것"

어도비(ADOBE)가 애플의 아이패드에 드디어 칼을 뽑을 태세다.

어도비는 아이패드에서 자사의 동영상 응용 소프트웨어 ‘플래시(FLASH)’가 작동되지 않도록 한 것과 관련해 소송 제기를 고려중인 것.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


어도비는 플래시가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에서 사용 자체가 불가능한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포브스의 한 편집자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설명했다.

플래시는 웹상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다. 그러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잇따라 히트시킨 애플이 이 유명한 플래시 적용을 채택하지 않아 업계의 의문을 사 왔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뉴스사이트인 SF게이트는 ‘(애플의)스티브 잡스가 어도비를 죽이려는 진짜 이유’라는 기사에서 이 같은 의문을 설명했다.

IT업계에서는 잡스와 어도비간의 악연이 서로를 배척하게된 주요 이유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애플과 어도비가 1980년대에는 라이선스 계약도 맺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1996년 어도비가 애플의 매킨토시가 아닌 윈도우용 포토샵을 선보이며 둘 사이는 흔들렸다. 애플은 당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어도비의 이러한 '배신'은 더 더욱 뼈에 사무쳤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곧이어 매킨토시 컴퓨터 운영체제 ‘OSX’를 세상에 내놓았지만 어도비는 이를 무시했다.



2001년에도 어도비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 윈도우를 위한 제품을 출시하면서도 매킨토시를 위해서는 어떤 제품도 출시하지 않았다. 운영체제가 자리 잡으려면 다양한 소프트웨어 이용이 가능해야 하는데 어도비가 매킨토시의 이러한 점을 받쳐주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애플에게도 해뜰날이 찾아왔다. 매킨토시가 디자이너 등 창의적 전문가들의 선택을 받음으로써 윈도우 못지 않은 대중성을 누리게 되었다.

2006년에야 비로서 어도비는 매킨토시를 위한 제품을 제공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미 양측간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황.



이 같은 어도비의 결정에 대해 스티브 잡스는 비즈니스 차원의 결정을 넘어 ‘용납할 수 없는 배신행위’로 간주하고 있고 이는 오늘날 아이폰, 아이패드의 어도비 금지 행위를 낳았다는 얘기다.

잡스는 아이패드 발표 당시 플래시 지원을 거부한데 대해 ‘매우 지저분한 제품’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잡스가 막을 새도 없이 ‘복수’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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