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트럭 판매량 증가의 의미…산업현장 기지개?

산업부 기자 2010.04.1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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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의 '경기 바로미터'들이 청신호를 보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소규모 창업자들이 주로 구입하는 1톤 트럭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경기 회복이 중산층 이하 계층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1톤 트럭이 뉴SM5, K7 보다 많이 팔린다고?"=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경기회복세와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판매가 늘고 있다. 특히 소규모 창업자들이 즐겨 찾는 1톤 트럭의 판매 증가세가 눈에 띈다. 지난 달 포터 등 1톤 트럭판매대수는 1만958대로 전월보다 48.9%,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4.3% 늘었다. 3월 내수시장에서는 최다 판매 모델 10위권 내에 현대차1톤 트럭 '포터'(4위, 7461대)와 기아차 '봉고트럭'(9위, 4512대) 승합차 '스타렉스'(10위, 4360대) 등 3개 상용차 모델이 포함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포터의 경우 신차인 뉴SM5(5위, 6641대)와 K7(7위, 5033대)보다 많이 팔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소형 1톤 트럭의 경우 인기 승용차 판매를 뛰어넘을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면서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앞으로도 상용차 계속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 선행 지표들도 호조= '기계를 만드는 기계' 공작기계는 제조업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올해 2월 국내 공작기계 수주 규모는 총 21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6% 올랐다. 올 들어 회복세가 빨라지며 5개월 연속 수주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공작기계 수주가 예년 모습을 되찾고 있는 데는 주요 수요업종인 자동차산업과 전기·전자 및 반도체업종 설비투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선행지표인 공작기계 수주가 좋은 모습을 보면서 2분기 국내 제조업경기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부품업계에서도 경기 호전이 감지된다. 전자부품 경기는 일반적으로 휴대폰과 TV 등 전자제품 업황보다 3~6개월 선행한다. BLU 업계 1위 기업인 한솔LCD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이 3000억 원을 소폭 웃도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전년 동기 2482억 원 대비 약 21% 증가한 수준이자 작년 성수기인 3분기 2943억 원을 웃도는 규모다.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모든 라인은 '완전가동' 중이다.

◇'소비심리 잣대' 내구재 소비 증가= 소비 쪽도 소비심리 회복의 '잣대'로 불리는 내구재 소비 증가가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신세계 이마트 지수 중 의생활(105.2), 식생활(107.6), 주생활(105.1), 문화생활(115.7) 등 4대지수가 모두 기준점인 100을 돌파했고, 이 중 내구재를 포함하는 문화생활지수는 전년대비 가장 많이 올랐다.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팀장은 "경기 회복으로 TV(169.7)나 냉장고(124.6) 브랜드가구(151.4) 등 값 비싼 내구재나 패션상품 등 경기에 민감한 상품들이 잘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 온기 퍼지나=최근 경기 바로미터들의 호조세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 호전이 중산층 이하 서민 계층으로 퍼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창업에 쓰이는 1톤 트럭 판매 등이 늘어나는 것이 대표적이다. 공작 기계 수주 증가도 설비 투자 증가로 이어지면서 서민 경제의 기반이 되는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했던 중소기업들도 최근 낙관적인 시각이 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하는 4월 중소기업 업황전망 건강도 지수는 전월(100.4)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101.3을 기록했다. SBH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하나로 100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음을 뜻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부동산 경기나 고용, 임금 인상 등은 아직 부진하다"면서도 "다만 계절적인 요인이 많은 1,2월에 이어 3월에도 각종 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있는 것은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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