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표를 보니 "산업현장에 봄"

산업부 기자 2010.04.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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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소매~수출입 '선행지표 호조'

산업 현장의 '경기 바로미터'들이 일제히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제조업, 소매, 수출입 물동량 지표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봄기운'이 완연하다. 피부에 와 닿는 체감경기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산업현장의 경기 선행지표들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소규모 창업자들이 즐겨 찾는 1톤 트럭의 판매가 전달보다 절반 가까이(49%) 늘어났다. 지난 달 포터 등 1톤 트럭판매대수는 1만958대로 전월보다 48.9%,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4.3% 늘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주로 찾는 1톤 트럭은 경기 변동의 '잣대'로 불린다.



중산층 이상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수입차 판매량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7102대로 사상 처음으로 월 판매량 7000대를 돌파했다. 현재 폭스바겐 '골프', 토요타 '캠리', BMW 신형 5시리즈, 벤츠 'E300' 등 주요 인기모델들은 없어서 못 파는 정도다.

항공 수요도 폭발하고 있다. 일반석은 매진 행진이고 고급석도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 대한항공의 올 1분기(1~3월) 고급석 이용승객은 28만27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다.



소비 경기를 보여주는 올 1분기 이마트 지수가 108.1로 지난해보다 소비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지난해 1분기 지수가 첫 선을 보인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신세계가 이마트의 476개 전 상품군의 전년대비 소비 증감 여부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이상이면 전년보다 소비가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소비심리 회복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TV 냉장고 가구 등 내구재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기계를 만드는 기계' 공작기계 수주 규모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기계부품을 가공하는 데 쓰이는 공작기계는 모든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산업으로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0년 2월 국내공작기계 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공작기계 수주 규모는 총 2175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6% 증가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2월 2090억 원 규모도 넘어섰다.

휴대폰과 TV 등 전자제품 업황보다 3~6개월 선행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백라이트(BLU) 등의 부품업계가 비수기인 1~2분기에도 '성수기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항만 물동량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뚜렷한 회복세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지난 3월 전국 컨테이너 물동량은 158만7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로 전년 동월 133만7000TEU에 비해 19.6%나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경기변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정유업계의 정제마진도 좋아지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세가 진전되면서 온기가 바닥으로 스며들 시점이 된 것 같다"며 "다만 해외 경기 불확실성이나 국내 경기의 변동성이 큰 점 등 신중히 접근해야할 부분들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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