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표 "春來…" 가계는 '不似春'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0.04.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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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회복 부진- 민생물가 불안- 건설경기 하락

서민 경기의 체감지표 역할을 하는 1톤 트럭 판매량이 늘고 이마트지수 등 일부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가계 부문은 아직 '봄기운'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사정이 확연히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다 부동산 가격 하락, 휘발유, 채소 등의 민생 물가불안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표상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고용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체감경기는 지표보다 안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고용 확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민간이 자생적 회복력을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설경기나 부동산 시장의 하락 역시 체감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2일 '2010년 경제전망 수정'에서 성장률을 상향하면서도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의 건설부진으로 증가세가 지난해 4.4%에서 올해 2.0%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고용 창출력이 상대적으로 큰 건설업의 업황이 좋아지지 않고 최근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이 체감경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이자부담은 그대로인데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고 있으니까 서민들이 체감경기를 좋게 느낄 수 없다"고 풀이했다.

여기에다 휘발유, 채소 등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최근 오름세를 보였고 하반기에 전기료, 가스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상되는 등 물가에 대한 우려도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당장 고용이 늘어나거나 소득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금리인상 등 비용측면의 부담을 먼저 인식하고 있어 체감경기가 기대보다 더 늦게 회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시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용이 경기에 후행하는 측면에 있어 제조업 지표나 소비지표의 호전이 곧바로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계부채가 많아 소득이 조금 증가했다고 해도 이자에 대한 압박감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이 꾸준히 살아나고 있지만 대폭적인 증가세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가계부채가 금리인상과 맞물릴 경우 체감경기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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