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펀드 비과세 부활할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0.04.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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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9개월래 최저…환율 대책 고심

12일 원/달러 환율이 연중 저점을 경신하는 등 절상(원화가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에 따라 정부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외펀드 양도차익 비과세를 부활하는 등 해외투자 유인책을 다시 꺼내들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떨어진 1114.1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 한때 1111.4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08년 9월 이후 19개월래 최저치다.



최근 원화는 위안화 절상이 확실시되면서 선제적 절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역시 중국과 더불어 무역 흑자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절상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것.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자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 하락이 과도하다고 판단하거나 투기 세력의 유입이 포착될 경우 미세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20 정상회담과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 등 섣불리 시장에 개입할 수 없는 요인이 있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해외투자 확대는 정부 개입 논란 없이 달러 수급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효과적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도 필요하다면 관련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절상 속도가 지나칠 경우 대책 마련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해외투자 확대방안에서 물러난 것은 해외펀드 비과세 밖에 없다"고 말해 양도차익에 비과세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초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 초반까지 추락하자 해외부동산 취득한도를 1인당 300만 달러로 확대하고 해외펀드 주식양도차익 비과세 등을 골자로 하는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3년 한도로 도입된 해외펀드 주식양도차익 비과세 혜택은 지난해 말 일몰(적용종료)됐고 부동산 취득 한도 확대 등만 유지되고 있다.


연말 원/달러 환율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1000원대 초반이다. 무역흑자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저평가된 한국 주식을 사들이려는 외국인의 매수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꾸준히 절상 추세를 지속할 것이란 정황은 2007년 해외투자 방안 도입 시기와 유사하다.

원/달러 환율이 향후 1100원을 뚫고 1000원대 중반으로 내려간다면 해외투자 규제를 더욱 완화하고 해외펀드 비과세를 부활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틀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와 관련, 자산운용협회가 정부 당국에 해외펀드 비과세 부활 요청을 준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협회는 해외펀드 비과세 폐지 조치가 최근 펀드 환매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요인이라며 비과세 부활을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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