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실적호조, 해외채 발행에 득될까

더벨 이윤정 기자 2010.04.1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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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관심 유발엔 '굿'...효과는 제한적일 듯

더벨|이 기사는 04월07일(15: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 (254,500원 ▼4,500 -1.74%)의 1분기 판매 호조로 높아진 실적 기대감이 해외법인 채권 발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판매 호조가 현대자동차 발행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건 맞지만 해외투자자들이 얼마나 점수를 줄지가 관건이다.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들의 특성상 미래 지표 개선 기대 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현대자동차는 1분기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36.1% 증가한 84만258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3월 실적은 창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해 향후 지속적인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여 놓은 상태다.



시장 예상을 상회한 판매 실적, 긍정적인 분기 실적 기대는 체코법인을 통해 외화조달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분명 호재다.

현대자동차도 처음부터 실적 호조를 사전에 어느 정도 예상하고 채권 발행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 발행에서 주요 협상 카드로 사용하겠다는 것. 지난 2월 초 해외 넌 딜 로드쇼에서 실적 개선 가능성, 업황 회복 등을 강하게 부각시킨 점도 이 같은 전략에 입각한 사전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개선 가능성이 발행에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국제금융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채권 투자자들은 보수적 성향이 짙다"며 "이 때문에 미래 수익 개선이 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식의 경우 미래 가치와 연동해서 수익이 결정되기 때문에 향후 실적 개선과 사업 확장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채권은 미래보다는 발행 현재시점에서의 기업 상황이 중요하게 여긴다. 오히려 미래 실적 개선 기대가 공격적인 투자가능성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실적 부분을 부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투자은행(IB) 관계자는 "미래 수익 규모보다는 만기 시점까지 기업이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은 기업의 실제가치 평가와 수익 창출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현재 수익성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미래 수익 개선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해외투자자와 분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다른 IB 관계자는 현대차 채권 투자자들이 수익 개선에 대한 부분이 과대 포장돼 기업에 대한 사전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주관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와 해당 주관사는 투자 설명서에서 실적 개선에 대한 수위 조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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