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 장기화 우려‥오늘 인양 선박 '피항'

백령도(인천)=류철호 기자 2010.04.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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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풍랑주의보 예고되는 등 현지 기상상태 악화

기상악화로 인해 당초 이번 주말쯤으로 예상됐던 '천안함' 인양작업이 다음 주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사리'에 가까워지면서 사고해역의 유속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데다 현지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인양작업을 진행 중인 민간 선박들이 12일 오후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대청도로 피항키로 해 전체 인양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백령도 현지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자정을 기해 백령도 인근 서해상에 풍랑주의보가 예고되는 등 기상 상태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민간 선박들을 피항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간 인양팀은 이날 오전과 오후 정조시간대에 기상 여건을 고려해 1∼2차례 작업을 벌인 뒤 오후 늦게 사고해역에서 일단 철수키로 했다. 현재 함미 인양팀은 이날 오전 1시23분∼오전 1시46분까지 작업을 벌인데 이어 오전 7시37분부터 수중작업을 재개했다. 인양팀은 민간 잠수사 8개조 16명을 투입해 함체에 두 번째 인양용 체인을 연결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함수 쪽에서도 이날 오전 8시2분쯤 6개조 12명의 민간 잠수사를 투입해 전날 연결한 인양용 체인의 결색 상태를 점검하고 함체에 연결된 두 번째 와이어를 90㎜짜리 인양용 체인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양팀은 함체에 연결된 인양용 체인을 조금씩 들어 올려 함체와 바다 밑 바닥 사이에 공간을 만든 뒤 인양용 체인을 통과시킬 계획이지만 사고해역의 최대유속이 4노트(초속 2.0m)에 달하는 등 물살이 매우 빨라 수중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군 관계자는 "오후부터는 기상여건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양팀의 안전을 위해 사고해역에 정박 중인 크레인과 바지선 등을 모두 대청도로 피항시킬 계획"이라며 "사고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및 인양작업을 지원해 온 '옹진함'과 '김포함'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해군 함정 3척도 11일 밤 평택 2함대사령부로 귀항시켰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상 악화로 인양작업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당초 이번 주말쯤으로 전망됐던 인양 시기가 다음 주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상 상황이 계속 여의치 않을 경우 인양작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백령도기상대 김종역 팀장은 "현재 사고해역에는 파고 1∼1.5m에 초속 7∼11m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오늘 오후부터 비가 내리면서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해 13일에는 초속 12∼16m의 강풍이 불고 파고도 2∼4m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자정이나 13일 새벽을 기해 백령도 인근 서해상에 풍랑주의보 예비특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양팀 관계자는 "일단 오늘 오후 선박들을 피항시킨 뒤 기상 여건을 고려해 작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피항 전까지 작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 함체에 인양체인을 추가로 연결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양팀은 이번 주 중으로 인양에 나서지 못할 경우 '조금' 기간인 21일쯤이나 인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군은 이날까지 사고해역 주변에서 수색작업을 벌여 구명조끼, 망원경, 이불 등 모두 63종 164점의 천안함 잔해와 부유물을 수거했다. 군은 이날도 함정 8척과 고무보트(IBS) 22대, 관공선 2척, 해병대원 400명을 동원해 부유물 수거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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