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그리스 지원금리 합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0.04.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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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안 신뢰, 등급 강등 불구 국채가치 상승

유럽연합(EU)의 그리스 지원 안 세부사항 논의가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피치사의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로이터 통신은 9일(현지시간) 익명의 EU 관계자를 인용 "유로존 16개국 정부당국자들이 통상적인 IMF 구제금융과 동일한 조건으로 그리스에 긴급자금을 지원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 IMF 수준 금리 제시

로이터는 금리는 현재 1.51%인 양허적 SDR(특별인출권) 금리에 3년만기물 기준 3.0%포인트 가산금리와 0.5%포인트 서비스수수료를 더한 5.01%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는 그리스가 희망한 금리보다는 높으나 10년물 그리스국채 시장금리 7.5%정도 보다는 낮은 것이다. 지원 자금 규모와 만기는 그리스측 요구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르만 판 롬파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유럽 신문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지원을 요청할 경우 유로존은 지원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리스 지원 안을 구체화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며 오는 16일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원 안에 대한 합의는 진행돼 왔으며 언제라도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실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가 금융시장에서 자체적인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개별 국가 간 상호 차관과 IMF 원조를 결합한 구제 금융을 그리스에 투입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내달 9일 지방 선거를 앞둔 독일이 여론을 의식해 시장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그리스에 대출해 주는 방안을 반대해 왔다.


◇ 구제안 신뢰, 등급 강등에도 국채↑

그리스 구제 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며 그리스 국채 가치는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에도 전날 대비 상승했다.



피치는 이날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BB+'에서 'BBB-'로 2단계 하향조정했다. 피치는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 추가 하락 여지도 남겨뒀다.

9일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은 7.141%로 11년래 최고 수준이었던 전날의 7.355%보다 하락(가격 상승)했다.

그리스는 5월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갚기 위해 116억 유로가 필요하다. 그리스 국채 발행 담당 기관인 공공채무관리국은 12억 유로의 6개월, 1년 만기 채권을 12일에 발행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내주에는 미국 시장에서 달러표시 국채를 발행한다.



◇ 그리스 "자체 조달!" 시장은 "글쎄?"

한편 게오르그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부 장관은 이날 "EU의 긴급 구제금융을 받을 계획이 없다"며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그러나 시장은 그리스가 조속한 시일 내에 EU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스테판 데오 등 UBS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의 시장 반응은 외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며 지원 시기가 임박했음을 보여 준다"며 "이르면 주말 내로 지원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데이비드 맥키 JP모간체이스 유럽 지역 이코노미스트도 "(지원에 대한)결정이 내주 월요일 장이 열리기전까지 빨리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임스 닉슨 소시에떼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상황이 점점 걱정스러워지고 있다"며 "향후 몇 일간 국채 금리가 낮아지지 않을 경우 의심의 여지없이 (그리스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은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승한다는 이유로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2단계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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