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임박, 환율 1100원도 뚫릴까

김창익 기자, 송정훈 기자, 강기택 기자 2010.04.0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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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9일 원/달러 환율 연저점(1118.5원) 돌파… 정부 "미세조정 나설 것"

"위안화가 절상되면 아시아 통화가 동반강세를 띨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1100원 대 밑으로 빠질 수도 있다"(시중은행 외환딜러)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확실시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MB(이명박) 정부의 통화정책라인 기준에서 보면 '환율 주권'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환율 하락이 과도하거나 투기세력의 유입이 있을 경우 미세조정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절상 임박설에 저항선인 1120원 선을 내줬다. 1118.5원에 마감하며 종가를 기준으로 연저점(1119.8원) 밑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올들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제회복 징후가 뚜렷해지고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가 몰리면서 하락 압력을 받아 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국인이 3월에 주식을 집중 매수하면서 올들어 4월 7일까지 순매수액이 8조2000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3월에 5조4000억 원을 순매수했고, 4월 들어서만 2조1000억 원을 매수하는 등 3월 이후 매수세가 점차 커지고 있다.

채권 순매수액도 6조 원을 웃돈다. 주식ㆍ채권 시장에서만 14조 원, 약 120억 달러가 유입된 것이다.


이에 따라 2월 8일 연고점(1171.9원)을 찍은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3월 한달 동안만 원/달러 환율은 월고점(1152.6 원)에서 1128.3원으로 떨어졌다.

위안화 환율 절상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가속을 붙일 수 있다. 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세계 경기가 회복 조짐에 있기 때문에 원화 절상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위안화 절상이 단행되면 아시아 통화의 동반강세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위앤/달러 환율은 6.8235위앤으로 마감,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위안화 강세)를 기록했다.

원화 강세는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지면서 국내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2% 동결 배경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등 국내 경기의 회복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해외 위험요인 등에 비추어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 설명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위안화 절상에 관한 여러 문제 등 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위험을 경고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정부의 대응 강도는 전적으로 최중경 경제수석과 윤증현 재정부 장관, 김중수 총재로 연결되는 현 정부 정책 라인의 판단에 달렸다. 최 수석은 MB 정부 초기 경상수지 방어를 목표로 원/달러 환율을 1130원 대에서 지지하기 위해 대규모 개입에 나섰다. 금융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의 원/달러 환율은 당시 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투기세력 개입 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의 "원/달러 환율 하락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과도한 쏠림이 있거나 강력한 투기세력이 개입했을 때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환율 움직임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고 환율 급변동시 경제 안정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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